정치1번지
박지원 검찰출석, 새누리당에는 합의사항 압박
뉴스종합| 2012-07-31 15:10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31일 전격 검찰에 출두함에 따라 체포동의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벼랑끝 싸움은 가까스로 면하게 됐다. 이는 박 원내대표의 검찰 출두를 둘러싸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마저 민주당에 등을 돌림에 따라 박 원내대표 스스로가 검찰에 출석해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에 앞서 “당의 입장도 완강하고 저도 있지도 않은 사실에 대해 조사를 받는 사실이 억울하지만 당과 여야 의원들에게 부담드리기 싫고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해 8월 민생 국회가 필요한데 저로 인해 실종시킬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 출석에 대한 억울한 심정을 내비친 동시에 8월 임시국회가 방탄국회가 아닌 민생국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함으로써 새누리당에 8월 국회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지운 셈이다.

이와함께 검찰 출석에 계속 불응하며, 8월 국회를 ‘방탄국회’로 몰아갈 경우 대선 후보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민간인 불법 사찰, 국검조사 등 여야의 19대 개원 합의 사항도 지켜져야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차질을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대목은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전격적인 검찰 출두 결정에는 그동안 당 내의 ‘결자해지’ 여론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박 원내대표를 위해 방탄국회를 열어야만 하는 민주당과 당 내 대선 주자들이 짊어져야 할 비판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박 원내대표가 스스로 출두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모 의원은 “방탄국회 공세로 민주당 지지율이 3~5% 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 국민 눈에는 민주당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 지금 털지 않으면 더 어렵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한 대선캠프에서는 공개적으로 박 원내대표의 검찰출석을 요구할 움직임까지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정두언 사태’ 보복을 벼러 19대 국회가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일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말이 지금 필요할 때”라며 소속 의원들의 단결을 촉구, 앞서 정두언 체포동의안이 당 내 이탈표로 인해 부결되며 맞닥뜨렸던 후폭풍의 재연을 경고했다. 김기현 수석 원내부대표 역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된 2일 오후는 물론, 3일까지 소속 의원들의 일정을 비워둘 것을 당부하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의 검찰출석에 대해 논평을 내고 “너무나 당연한 일로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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