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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대외의존도 역대 최고...외풍에 무방비
뉴스종합| 2012-08-01 09:15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나친 대외 의존도가 유로존 침체와 같은 ‘외풍(外風)’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의존도가 1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의존도는 국민경제가 무역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수출입총액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비율로 구한다.

2003년 70.6%였던 무역의존도는 2006년(80.9%)에 80%를 돌파한 뒤 2008년에는 110.7%까지 올라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는 98.8%로 내려앉았으나 2010년 105.2%, 2011년 113.2%로 다시 뛰어올랐다. 무역의존도가 2년 연속 100%를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지난 1분기 말에는 116.3%까지 올라 120%에 육박했다.

높은 무역의존도는 한국 경제가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위기를 무역 확대로 극복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을 경우 국내 경기가 세계 경제의 부침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문제다.

2010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87.4%로 미국(22%), 일본(25.1%), 프랑스(42.7%)는 물론 중국(49.5%)보다 훨씬 앞섰다.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려 수출이 잘 될 때는 괜찮지만 현재와 같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 대비 0.7% 수준으로 뚝 떨어지자 2분기 GDP 성장률은 33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로 떨여졌다.

무엇보다 내려앉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대외의존도가 워낙 큰 상황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이 회복되기만을 바라야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변동성을 줄이려면 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무역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때 내수가 받쳐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와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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