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우승·43년만에 아마추어 우승 기록까지
아시아 평정 김효주와 더불어 최고의 블루칩


세계 여자 골프계가 15세 골프신동의 우승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인 리디아 고는 27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밴쿠버 골프장(파72ㆍ6427야드)에서 열린 캐나다여자오픈 마지막날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 박인비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1997년 4월 24일생인 리디아 고는 만15세 4개월 2일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려 지난해 9월 나비스타클래식에서 16세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알렉시스 톰슨(미국)이 작성한 종전 최연소 우승(16세 9개월)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뿐만 아니라 43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올시즌 한국과 일본 프로대회를 석권한 김효주(17ㆍ대원외고)가 아시아를 평정했다면, 리디아 고는 호주와 미국을 제패하며 한국 골프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미 뉴질랜드와 미국의 아마추어선수권을 모두 제패했던 리디아 고는 프로대회인 LPGA 투어까지 우승하면서 세계 여자 골프계를 뒤흔들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6세 때인 2003년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건너간 리디아 고는 12세 때 뉴질랜드 여자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천재소녀 리디아 고에게 뉴질랜드의 아마추어 무대는 너무나 좁았다. 리디아 고는 지난 1월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오픈에서 만 14세 9개월의 나이로 프로대회 세계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 기록은 이시카와 료와 양희영의 남녀 최연소 프로 우승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이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호주의 언론과 수십차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US여자아마골프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워낙 일찍부터 천재성을 드러내자 프로투어에서는 앞다퉈 리디아 고를 투어 대회에 초청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지난해 에비앙마스터스와 호주 ANZ마스터스의 초청을 고사해야 했다. 

신장 165㎝인 리디아 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30야드 안팎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250~270야드를 날릴 정도로 힘이 붙었고, 장기인 아이언샷은 나흘간 72개의 어프로치샷 중 62개를 온그린시켰을 만큼 정교했다.

리디아 고는 이미 최고의 블루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프로 진출을 서두를 생각은 없다.

리디아 고는 “미셸 위나 렉시 톰슨을 좋아하지만, 그들처럼 일찍 프로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