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춘병 기자]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3일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사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KAI 재입찰을 한다고 해도, 안한다고 해도 말이 나올 수 있다” 면서 “이런 투명한 세상에 수의계약도…(말이 나올게 뻔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AI 매각은 다른 공공기관 민영화와는 다르다. 정부 말에 느닷없이 매각을 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면서 “주주협의회의 목적은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인 만큼 주주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일정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KAI 인수의향서 접수에서는 대한한공 한 곳만 신청해 매각이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국유재산 등을 매각할 때는 헐값 매각 시비를 막기 위해 두 곳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해야 유효 경쟁으로 인정되며, 두차례의 공개입찰이 모두 무산되면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할 수 있다.
진 사장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비싸게는 안사겠다고 했던데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자꾸 비싸다고 하는 것은 무슨 소리인가”라고 반문한 뒤 “KAI 매각은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 KAI는 차세대 동력사업으로 참 좋은 회사인데 자본력이 충실한 곳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주주사도 인수전에 참가하고 싶지만 경제민주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가를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사장은 산은 민영화와 관련, “정기국회에서 산은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에 정부 지급보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여야의 입장이 달라 이번 국회에서는 안되는 것이 아닌가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금융공사는 상반기까지 8억5000만달러 정도를 조달했으며, 연말까지 계획대로 20억달러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 사장은 10년 이상 장기 외화채권 발행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이나 신용도를 고려하면 만기가 길지 않아 좀 더 싸게 조달할 수 있는 5∼10년짜리가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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