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신용등급 잇단 상향 효과는
지난달 27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한 이후, 한국 경제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비록 민생과는 직접 관련없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두자릿수(9월 5일 기준)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CDS 프리미엄을 추월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의 부도위험이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한 중국보다 더 낮아졌다는 뜻이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Fitch)도 지난 6일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다.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 기준으로 A+인 일본ㆍ중국보다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더 높아졌다.
향상된 국가 신용등급은 여러 측면에서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한다. 산업은행은 지난 6일 10년물 달러 공모채(7억5000만달러 규모)를 ‘미국채 10년물 금리(T)+155bp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책은행의 10년물 평균 조달 금리는 T+270bp 수준이었다.
주식ㆍ채권시장에서는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채권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7일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외국인들의 원화 채권 매수 강도는 더욱 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갔다고 해서 당장 수출이 좋아지고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건 현재의 어려운 현실을 호도하는 것일 수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 폭발 직전의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문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우리 경제에 대해‘문제가 없다’라기보다 문제 해결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수출둔화, 국제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등 우려되는 게 많은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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