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김종윤 프로간장 게장 대표 “이젠 간장게장 한류다”
뉴스종합| 2012-09-10 07:55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로 나와 우회전 하면 10여개의 간장게장ㆍ아구찜집들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이 골목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현대식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골목 ‘터줏대감’ 격인 프로간장 게장 빌딩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로 좌석만 320석이다. 1980년 ‘호남아구찜’이라는 상호로 개업했을 때만 해도 이처럼 기업형이 될 줄 몰랐다.

창업주인 서애숙(61)씨의 아들 김종윤(44) 대표는 “요즘엔 한 달에 한 번은 일본 출장을 간다”며 “당장 오는 10월 오픈하는 해운대점으로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한국 드라마, K-POP이 한류의 중심이었다면 음식 분야에선 한국산 간장게장이 새로운 한류를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바다꽃게로 간장게장을 상품화해 32년의 전통을 자랑한다.규모면에선 거대하다고 할 순 없지만 알찬 성공을 일구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필드하키 선수생활을 했던 김종윤 대표는 부친이 2008년 작고하기 전까지 8년간 꽃게공부를 한 덕분에 골목식당을 내로라하는 체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는 “우린 서해안 꽃게만 쓰고, 품질도 상품만을 들여온다”며 “봄철 수매량이 통상 75t정도며, 간장게장의 핵심은 장맛인데 비법을 아는 사람은 단 4명 뿐”이라고 했다. 간장게장 2인분 가격이 5만5000원으로, 서민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맛에 관한 한 자신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신사본점ㆍ삼성동 코엑스점ㆍ일본 동경 아카사카점ㆍ오사카점 등이 있지만, 매출은 일본에서 더 잘 나온다. 그는 “일본 고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고, 일본 현지에 매장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내년엔 후쿠오카에 점포를 하나 더 내고, 중국에는 베이징에 하나 정도 점포를 낼 생각을 갖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전통의 맛을 유지하려는 고집스러운 모습도 엿보였다. 그는 “원자재(꽃게) 수급 문제가 있어서 무작장 점포를 낼 생각은 없다”면서 “점포는 10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며 가맹점을 주지 않고 모두 본사 직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가맹사업을 하면 간장게장 본연의 맛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간장 게장의 연 매출은 60억원 정도. 40대 중반의 나이에 성공이라면 성공을 거둔 김종윤 대표는 돈만 버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으로 번 돈을 이제 어떻게, 어디에 쓸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문화를 정했다”고 했다.

실제로 프로간장 게장은 고객 가운데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간장게장 집으로선 보기 드문 시도다. 김종윤 대표는 “여기저기서 기업공개를 하자는 얘기를 하는데 그 쪽엔 전혀 관심이 없다”며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면서도 국내에선 사회공헌 활동에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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