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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 애플 LTE공격, 득보다 실 더 많다?..왜?
뉴스종합| 2012-09-10 08:41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미 본안소송에서 불리한 평결을 받은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한 LTE특허를 활용해 애플에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특허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3G 관련 특허가 전무했던 애플이 LTE특허에서는 단숨에 5위권 내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 삼성전자의 압승을 예상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섣부른 LTE공격이 되레 리스크만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특허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애플을 향한 LTE통신 특허공격이 지금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택할 수 있는 최고의 묘수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애플의 LTE특허 확보 현황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까지만 LTE특허가 단 한 건도 없었던 애플은 올해부터 눈에 띄게 LTE특허 확보에 나서 올 상반기만 총 318건의 특허를 선언했다. 하지만 애플이 최대주주로 있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인 록스타비드코가 LTE표준특허 116건을 포함하면 실제 애플이 보유한 LTE표준특허는 420여건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4위에 해당하는 순위로 세계적인 통신장비회사 에릭슨을 능가하고 퀄컴의 뒤를 바짝 뒤쫓는 수준이다.

이처럼 애플의 LTE특허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3G특허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삼성의 통신기술 공격을 대부분 막아냈는데, 애플이 400건 이상의 LTE특허를 보유함으로써 삼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 좁아졌다”고 말했다. 

IT기업별 LTE표준특허 보유현황. 애플이 선언한 특허는 318건이지만, 최대주주로 있는 록스타비드코의 특허 116건을 더하면 412건의 에릭슨을 능가하게 된다. [자료= 특허청 제공]

나아가 애플이 확보할 LTE특허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지난해 MS(마이크로소프트), RIM(리서치 인 모션)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000여건에 달하는 노텔 특허자산을 인수했다. 문제는 애플이 선언한 LTE특허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총 318건의 특허 중 노텔 인수로 획득한 특허는 214건. 하지만 애플이 최대 주주로 있는 록스타비드코를 통해 애플로 이전될 노텔의 LTE특허가 수백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800건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허청 전기전자심사국 관계자는 “애플이 지금보다 LTE특허를 더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소니가 잘 나가던 당시 삼성이 통신기술 침해로 제소했을 때도 결과는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하고 무상으로 쓰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간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은 표준특허의 프랜드 조항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프랜드는 ‘사용료를 내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다는’ 원칙을 뜻한다. 정우성 변리사는 “삼성이 LTE특허를 이용한다면 또다시 표준특허로 공격한다는 의미인데, 개방적 개념의 3G 표준특허를 경쟁자를 향한 무기로 사용해 법리적 불이익이 많아았다”며 “LTE표준특허를 사용하는 것은 3G와 똑같은 불리함을 안고 가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프랜드 원칙에 위배해 권리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반독점 위반여부 조사를 받고 있다. 박찬훈 법무법인 강호 변호사는 “모토로라도 반독점법 리스크를 의식해 최근 애플과 3G 통신기술 합의를 했다. 삼성의 최대 비즈니스 파트너 구글의 자회사가 애플과 합의했다는 점은 삼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애플 상대로 성급한 LTE특허 공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허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LTE통신칩으로 퀄컴칩을 쓰는 것이 확실시되면서 애플의 특허소진론에 당했던 삼성전자로선 똑같은 실수를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네덜란드 소송에서 헤이그 법원은 퀄컴이 삼성전자에 이미 기술사용료를 내고 칩셋을 만들었고 애플이 이 칩셋을 사들였기 때문에 삼성 특허가 소진됐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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