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시리아에서 날아온 포탄이 터키에 떨어져 최초로 터키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터키군이 즉각 보복에 나선 가운데, 터키군은 시리아 군을 계속 주시하면서 의회 차원의 추가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국경지대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리아와 터키 간 국지전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터키군은 보복공격 이후에도 시리아 군을 겨냥하며 사태를 주시 중이라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아나톨리아 통신은 3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 포탄의 월경(越境)에 따른 대응으로 터키군은 시리아 군 시설을 계속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터키 의회는 4일 오전 시리아에 대한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터키군은 3일(현지시간) 포탄이 발사된 시리아 지역을 정확히 찾아내 보복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내전 중인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터키는 국경 너머에서 종종 날아드는 유탄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했지만 터키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에도 시리아에서 터키 쪽으로 날아든 유탄에 2명이 희생됐지만 모두 시리아인이었다.

이처럼 양국 국경지대가 사실상 ‘교전상태’에 돌입하고 국지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터키정부는 유엔과 나토 등 국제사회도 시리아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라크다르 브라히미 시리아 담당 유엔-아랍연맹 특사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강하게 항의했다.

다부토울루 장관은 특히 나토 회원국 공격은 나토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나토는 이날 저녁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이 모인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나토의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회원국이 주권에 위협을 느낄 경우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나토 헌장 4조에 따라 개최됐다고 밝혔다.

미국ㆍ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도 시리아의 이번 행동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사건을 보고받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은 “시리아가 국경 너머로 포탄을 쏜 데 분노한다. 희생자가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며 “다음 단계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터키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 터키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터키에 애도를 표하며 이번 사건의 발단을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오므란 알 조에비 시리아 공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 관련 당국이 이번 공격의 발단을 조사하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는 우리의 친구 터키인들과 희생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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