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朴캠프 내분…원인도 해법도 결국 ‘지지율’
뉴스종합| 2012-10-08 10:59
최경환 사퇴 봉합 시도 무위로
친박계 하차·한광옥 불가론 등
김종인·안대희 설득 역부족
인적쇄신 공세도 한층 가열
대세론 타격 책임론 따른 현상
지지율회복 없인 내분 지속 전망



새누리당 내분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측근 최경환 비서실장은 “나한테 돌을 던지라”면서 자진사퇴, 내분 확산을 막고자 했지만 돌은 다른 당직자와 영입인사를 향해 거세게 날라갔다. 박근혜 후보의 흔들리는 지지율로 시작된 이번 내분은 결국 박 후보의 지지율 재반등으로만 풀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8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일각의 사퇴 압박에 대해 “(박근혜) 후보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라며 “선거가 70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그런 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 전 비서실장과 함께 친박계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병수 사무총장도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선거 준비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사퇴설을 부인했다.

보직 문제로 정치쇄신특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당 내에서 호남을 대표하고 있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바람막이로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한광옥 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과 민주당의 당 대표까지 역임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호남 출신인 제 입장에서는 백만원군이 오신 것이고, 동서화합의 실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이라며 “이번 대선은 문재인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광옥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결로 구도가 짜여지게 됐다”고 새누리당 취약지역인 호남에서의 정치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만을 제외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인적쇄신 공세도 여전했다. 김용태 의원은 “최 전 비서실장의 퇴진은 인적쇄신의 출발”이라며 “당내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진영을 짜야 하고, 야권 단일화에 맞서는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고 고강도 쇄신 요구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민주화, 그리고 한 전 상임고문 영입에 반발하며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 있는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역시 이날까지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이날 오전 ‘설득’을 위한 당내 관계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전날 박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이들은 설득했지만, ‘이한구냐 김종인이냐’ ‘한광옥이냐 안대희냐’를 요구하면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가운데 박 후보가 직접 나선 당내 화합 인사 영입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캠프 합류 요청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정몽준 전 대표가 대표적인 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정 전 대표와 박 후보가 ‘역활의 범위’를 놓고 견해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이번 새누리당의 내분이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동시에 불거진 점에 주목했다. 박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이에 따른 책임론, 문책론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내분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문제의 씨앗이 된 것이고, 박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오른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박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낼 인사 영입이나 정치적 결단,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박 후보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해 대세론을 잡기까지 당내 논란은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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