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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4선 성공…개표조작 의혹, 민심이반 등 과제 산더미
뉴스종합| 2012-10-09 10:32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4선이 확정됐지만, 집권 유지를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가 수두룩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우선 출구 조사 결과를 크게 뒤집는 차베스의 당선으로 불거진 개표 조작 의혹이다. 7일(현지시간) 선거후 현지 언론인 카라콜 라디오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인 ‘바리안사’의 출구조사 결과 카프릴레스는 51.3%의 득표율로 48.06%의 차베스 대통령을 3.2%포인트 차로 제쳤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54.42%대 44.47%로 차베스의 승리를 선언했다. 출구조사가 뒤집어 진 것은 물론이고, 통상적인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격차여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일 미국 하원의 일리애나 로스-레티넨(공화·플로리다) 외교위원장은 성명에서 “차베스는 국제 선거 감시단의 접근을 거부했고, 사법 체제를 통제했으며 언론을 괴롭혔다”면서 “권력을 잡으려고 자신의 입맛대로 투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8일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가 평화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하지만 차베스와는 견해 차이가 있다고 덧붙여 투표의 투명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 이반 현상도 추스려야 한다. 차베스는 54%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1998년 이후 네번의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야권 후보와의 격차도 지난 2006년 대선의 26% 포인트에서 9% 포인트까지 대폭 줄었다. 고유가를 업고 벌어들인 오일머니에 힘입어 무상 복지 등의 수혜를 입은 극빈층은 차베스에 여전히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중산층은 차베스의 독재정권에 염증을 느껴 “진보의 버스에 함께 올라타자”고 했던 야권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후보에 손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카프릴레스 후보는 대선 결과가 나온 후 기자회견에서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거의 절반이 당신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차베스식 21세기 사회주의’에 따른 왜곡된 경제구조와 높은 범죄율, 18%에 달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뿌리깊은 부패 등도 그간 차베스 정권에 대한 야권의 공격 소재가 됐다. 여기에 만성적인 전력난과 식량난, 부실한 인프라 등도 국민의 불만을 키워왔다. 암 재발 위험 등의 건강 문제도 차베스의 집권 유지에 암초로 거론된다. 그는 지난 7월 암이 치유됐다고 선언했지만, 선거기간 예전의 활기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그가 오는 2019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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