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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소장
뉴스종합| 2012-10-09 10:30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유도만능줄기(iPS)세포를 만든 공로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ㆍ50) 일본 교토대 iPS세포 연구소장은 모두의 주목을 받는 될성 부른 떡잎도, 평생 한 우물만 판 민들레도 아니었다. 한때는 ‘걸림돌’로 놀림 받던 사람이 최고의 ‘자랑’이 된 그의 이야기는 연구 못지 않게 흥미로운 한 편의 드라마다.

야마나카 교수는 1987년 고베대 의학부를 졸업할 때만 해도 기초과학 연구자가 아닌 정형외과 임상의를 꿈꿨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20분만에 끝낼 수술을 하는 데 2시간이나 걸려 ‘자마(邪魔ㆍ걸림돌)나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절망한 야마나카는 우연한 계기로 기초과학 연구에 눈을 돌리게 됐다. 그는 전신 관절이 뒤틀린 중증 류머티즘 환자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난치병 환자를 돕는 연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어 1993년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분교(UCSF) 글래드스턴 연구소로 유학을 떠나 유전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귀국했지만 현실은 다시 절망적이었다. 직접 실험용 쥐까지 보살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라 기초과학 연구에 몰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는 우울증까지 겪으며 연구를 포기하고 임상의로 돌아갈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다행히 나라첨단과학기술대학 대학원에 채용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교토대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06년 8월 25일 미국 학술잡지 셀을 통해 처음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쥐의 피부 세포에 4가지 유전자를 더해 배아줄기(ES)세포처럼 다양하게 분화할 수 있는 iPS세포를 만들었다.

이듬해 11월 21일에는 성인의 피부에 4종류의 발암 유전자 등을 도입해 ES세포와 비슷한 사람의 iPS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같은 업적으로 야마나카 교수는 2009년 10월 노벨상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의학상인 래스커상을 노벨상 공동 수상자인 존 거던과 함께 수상했고, 연구 발표 6년 만인 올해 노벨상까지 거머쥐었다.

두 번의 좌절을 이겨낸 야마나카 교수에게 노벨상은 놀랍고도 큰 선물이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들은 후 기자회견에서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리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을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또 “대학 시절 나는 칭찬 받는 학생이 아니었다”며 “뭐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9번 실패하지 않으면 1번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번째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로, 1987년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 이후 두번째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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