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文-安 ‘신사협정’은 깨졌다.. 이젠 ‘전면전’
뉴스종합| 2012-10-10 10:29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두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했다. ‘송호창 이탈’이 계기다. 물론 양측의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단일화 전쟁’의 상처가 깊어질 수록 단일화 감동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후보는 10일 충청지역을 동시에 방문했다. ‘기싸움’, ‘신경전’이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송호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 없이 안 후보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안 후보가 주저앉게 되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며 “이것을 막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한쪽이 없으면 양쪽이 죽는 관계”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민주당을 탈당, 안 후보 캠프에 공동선대본부장으로 들어갔지만 하루아침에 동지를 적으로 돌리지 않았다는 발언이다.

하지만 문 후보측과 안 후보측의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치 쇄신이 먼저냐 정권교체가 먼저냐’는 논쟁, ‘무소속 대통령의 현실성’도 양측의 ‘입씨름’ 소재였다. 안 후보의 지난 7일 정책 발표에 대해서도 문 후보측은 ‘알맹이가 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다 현역 의원이 안 후보측으로 둥지를 옮기자 민주당은 “이런 것이 새로운 정치냐”며 안 후보측을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아름다운 경쟁’의 종언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으로선 현역 의원들의 추가이탈 단속에도 나서야 한다.

물론 단일화 가능성이 닫힌 것을 아니다. 안 후보측 김호기 교수가 ‘10월 말 단일화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고, 송 의원 역시 ‘두 후보의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 총무본부장 우원식 의원도 “문재인은 ‘안철수 현상’의 민주당 버전이다. 일란성 쌍둥이”라며 두 후보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양측의 과도한 경쟁이 단일화 효과를 반감시킬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10월 재보선 당시 안철수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담판 단일화’가 감동적이었던 것은 깔끔한 ‘양보’가 원동력이었다.

▶ 文-安, 충청 ‘동시방문’ = 이런 와중에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충청지방을 동시에 방문했다. 범야권을 공통 지지기반으로하는 두 후보가 공약과 비전 뿐만 아니라 지역순회 일정도 유사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대전 과학벨트 부지 현장을 방문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잇따라 찾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과학자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과학이 강한 나라’를 주제로 연설했다.

같은 시각 안 후보도 충남 천안시와 대전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안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봉황52농장의 조영숙씨를 찾아 애로점을 청취했다. 이어 자신이 교수로 재직했던 카이스트에서 ‘과학기술과의 소통으로 다음 세대를 열어갑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고 과학기술 정책을 발표했다. 같은 시각 비슷한 지역에 있었지만 두 후보가 만나지는 못했다.

평소 전날 저녁 늦게 방문일정을 공지하던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충청 방문을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충청방문 계획을 알렸다. 문 후보 측이 이어 대전 일정 일부를 공지하자 캠프에선 “일정이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충청지역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 뒤지고 있는 문 후보는 중부권 표심을 호락호락 내줄 수 없다는 각오다. 전략지역인 전북으로 향하던문 후보 측은 급히 충청 일정을 추가하면서 안 후보를 견제했다.

홍석희 김윤희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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