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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모옌(莫言), “행복하냐고?..모르겠다”
뉴스종합| 2012-10-15 14:35
- 국영TV 출연, “압박 심해”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모옌이라는 이름(莫言ㆍ말하지 않는다)처럼 그는 말을 아꼈다.

중국 국영중앙TV(CCTV)가 14일(현지시간) ‘면대면(面對面)’이라는 인터뷰 프로그램에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타게 된 소설가 모옌(莫言)을 초청, ‘행복하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모르겠다’고 답할 뿐이었다.

CCTV의 앵커 둥쳰(董倩)은 “절대 다수가 당신이 이 순간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재차 “행복하다”는 응답을 유도했지만 모옌은 정색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며 “나는 지금 큰 (정신적)압박을 받고 있다. 걱정거리도 많다.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15일 중국 인터넷에서는 모옌의 전날 CCTV 인터뷰가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CCTV가 국민에게 행복을 강요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다.

CCTV는 지난 국경절 연휴 기간 내내 길가는 시민을 아무나 붙잡고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반응을 주요 뉴스 시간마다 방영했다.

국경절 연휴로 한껏 들뜬 시민들은 대체로 CCTV의 질문에 ‘행복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피상적인 질문을 기습적으로 던져 행복하다는 답을 유도하는 것은 극심한 빈부 격차, 관리들의 부패 등 각종 사회 문제를 도외시한 억지성 캠페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자 모옌이 CCTV의 물음에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누리꾼들은 모옌의 비판 성향이 녹슬지 않았다면서 찬사를 보내는 분위기다.

한편 스스로를 ‘CCTV 재직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모옌은 집값이 너무 비싸 노벨상 수상자도 집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는데 CCTV는 이를 삭제하고 방영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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