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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손정의, 또 한번의 도박
뉴스종합| 2012-10-16 09:56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손정의(55) 소프트뱅크 회장이 또 한번의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을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일본 3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는 15일(현지시간)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201억달러(약 2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 것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일본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수에 한계를 느낀 소프트뱅크는 미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스프린트 인수를 결정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로 9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매출 기준 세계 3위 이동통신사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낸 스프린트를 인수하는 것이 소프트뱅크에 이득이 될 것인가 하는 점과 무리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스프린트의 실적이 올해 들어 회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자금과 전략을 도입하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금에 대해서도 9조9000억원 정도는 보유 자금으로 해결하고 나머지는 브리지론(단기 자금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라면서 브리지론 금리는 연 1%대로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손 회장은 “이번 인수는 소프트뱅크가 스마트폰이나 롱텀에볼루션(LTE) 등 차세대 고속 네트워크의 노하우를 활용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모바일 인터넷 혁명을 전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 과거 적자 회사를 인수해 흑자 회사로 바꾼 경험을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04년 재팬테레콤, 2006년 보다폰 재팬, 2010년 윌컴을 인수해 모두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그는 “도전은 큰 위험을 수반하지만 도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위험하다”면서 “이번 투자는 성공작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자로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세계 1위에 올라야 하지 않겠냐”며 포부를 드러냈다.

1957년 일본 규슈 사가현 빈민가에서 태어나 1981년 소프트뱅크를 창업, 활발한 인수ㆍ합병을 통해 80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세계적인 기업(37조4000억원)으로 키워낸 손 회장의 승부수가 또 한번의 ‘성공신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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