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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3 약발?…美 소매판매 예상밖 호조
뉴스종합| 2012-10-16 12:11
9월 소매판매 전월比 1.1% 증가
전문가들 “소비자가 돌아왔다”
내년 美경제 성장 3.5% 확대 전망

재정절벽·은행여신 양극화 심화
월가 대형은행권 모기지 쏠림 우려도
비관론자 루비니는 “QE3 효과 제한적”


15일(현지시간) 미국 9월 소매판매가 3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가 효과를 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월가 대형은행권에 대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 등으로 약발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달보다 1.1%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인 0.8%를 0.3%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미 소매판매는 석 달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8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9% 증가에서 1.2%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이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자동차, 가솔린, 건축 자재를 제외한 상품을 대상으로 한 근원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9% 증가, 전문가 예상치(0.3%)를 웃돌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9월 소매판매 호조는 커지는 소비자 신뢰와 아이폰 신제품 효과 때문으로 분석했다. 조엘 나로프 나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 수석 경제분석가는 “소비자가 돌아왔다”면서 “그들은 미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에 걸맞은 정상적인 씀씀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미 경제가 올봄 발목이 잡혔던 문제로부터 벗어나도록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 심리 개선을 반영해 미 기업들도 재고를 늘리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8월 기업재고가 전달보다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0.5%를 소폭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QE3 조치 발표 후 모기지 금리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이번주 주택지표를 통해 주택 시장 심리나 주택 건설 부문의 개선이 확인될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QE3 등에 힘입어 미 경제의 성장이 내년에는 3.5% 내외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 경우 실업률이 7%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월가의 대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영국 신문 가디언에 게재한 칼럼에서 QE3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 차례 양적 완화 때는 재정 부양을 병행했으나 지금은 ‘재정 절벽’이 완강히 버티고, 은행 여신의 양극화 심화로 양적 완화의 ‘부(富)의 효과’가 실물 경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장은 이날 월가의 소수 대형은행이 모기지 비즈니스를 좌우하면서 정작 필요한 주택 보유자나 구매자는 QE3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웰스 파고와 JP 모건체이스는 모기지론 취급이 급증하면서 기록적인 분기 순익을 올렸다. 특히 웰스 파고는 새로운 모기지론의 약 3분의 1을 점하는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모기지 금리는 상응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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