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롯데백화점 자주MD팀 브랜드 개발파트의 안치우 매니저는 작가의 일상 생활을 소재로 한 인기 웹툰 ‘마조앤새디’를 즐겨 보던 중 정철연 작가가 직접 캐릭터 상품 사업에 뛰어든다는 대목에 집중했다. 웹툰 ‘마린블루스’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정 작가가 의류 등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에피소드를 보고, 롯데에서 이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정 작가와 안 매니저는 수차례에 걸친 협의 끝에 상품에 걸맞는 매장의 특성을 살리기로 기획했고, 소공동 본점에 팝업스토어(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매장) 형식의 매장을 열어 독자들과 작가가 직접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이 웹툰부터 게임까지 대중문화를 두루 섭렵하며 ‘펀(fun)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1주일 동안 선보이는 ‘마조앤새디 카툰샵’은 펀 마케팅의 신호탄이다. 본점에서 다뤘던 특설 행사에 젊은 층이 열광하는 웹툰이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본점은 광역 점포이다 보니 고객 연령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젊은 층에만 집중하는 행사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젊게 변신하려는 롯데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5일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 영플라자에서도 다양한 대중문화를 끌어모으며 ‘젊은 롯데’ 만들기에 열의를 다했다. 영플라자 1층에 들어서자 마자 배트맨과 슈퍼맨, 인어공주의 모습을 재미있게 재해석한 유영훈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놨다. 팝아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조형물들은 본점 갤러리에서 전시했던 작품으로, 당시 젊은 방문객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점에 착안해 디자인실에서 섭외해 다음달까지 대여하는 형식으로 작품을 들여놨다.
영플라자 1층 한 켠에는 KBS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 등장하는 인형 ‘브라우니’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했다. 리뉴얼 개장일에는 국민게임인 ‘애니팡’을 놓고 최고수 뽑기 결정전을 영플라자 건물 앞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대중문화 끌어안기에 열중하는 모습에 대해 정종견 롯데백화점 자주MD팀장은 “백화점은 단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팔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공간”이라며 “롯데백화점은 신개념 매장을 선보이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고객들과 공유하고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앞으로도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들을 팝업스토어나 편집매장 등에서 시험판매를 거쳐 정식 입점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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