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반창고 붙인 문재인, 상채기 없앴나?
뉴스종합| 2012-10-22 10:31
〔헤럴드경제=홍석희ㆍ양대근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친노’ 핵심 참모 9명의 전격퇴진 카드로 정치쇄신 작업에 칼을 빼들었다. 문 후보는 내친김에 정치혁신의 최대과제를 ‘기득권 포기’로 잡고 본격적인 정치쇄신 궤도에 들어갈 태세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여전히 지도부 퇴진 여론이 일고 있는데다, 친노 인사들의 전격퇴진이 ‘회심의 반전 카드’는 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상반된 평가에 직면하고 있다.

문 후보는 22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정치혁신의 출발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민주당도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저 개인도 기득권 내려놓는 자세로 정치 혁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내일은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 방안을, 그 다음은 반부패 교체안을 연이어 내놓겠다”며 “이번주는 새로운 정치혁신 방안을 주고할 수 있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정치혁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은 ‘친노’ 핵심 참모그룹의 자진 퇴진을 수용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1일 전해철 기획본부 부본부장, 양정철 메시지팀장, 이호철 문재인후원회 운영위원 등 ‘친노 3철’ 인사와 김용익 공감2본부 부본부장 등 6명의 ‘친노’ 참모 그룹은 “저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한 사람의 의원,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퇴진 의사를 밝혔고, 문 후보는 “고맙게 생각한다”며 퇴진 의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그간 약점으로 평가돼왔던 ‘노무현의 그림자’를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문 후보가 ‘기득권 포기’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 역시 ‘친노 부담’을 털어낸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문 후보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당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관련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황주홍, 김영환 등 쇄신파 의원들은 오는 25일 조국 서울대 교수를 초청한 토론회에서 인적 쇄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친노 인사들의 전격 퇴진을 ‘정치혁신’으로 보기 보다는 ‘선거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번 9명의 퇴진은 ‘친노’ 실무자의 핵심이고, 실제 병풍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이해찬-박지원 대표”라며 “당 지도부의 희생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문 후보에게 남은 숙제”라고 평가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친노 퇴진이 곧 국민들이 얘기하는 정치쇄신은 아니다. 그것은 정치쇄신의 시작이다”며 “노무현 그늘을 벗어났다는 의미는 되지만 당 쇄신은 아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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