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기술접목 착화감 뛰어나
최근 올레길·둘레길이 각광을 받으면서 트레킹화가 인기다. 트레킹화는 걷는 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등산화보다 가볍고 발이 편해야 하며, 산길을 걷기 때문에 접지력도 요구된다. 가벼우면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트레킹화의 비결은 다양한 소재기술이다.
23일 신발업계에 따르면 트레킹화의 기능성과 소재를 둘러싼 신발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웃도어 신발의 접지력은 아웃솔(밑창) 재료 중 부틸고무의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합성고무의 한 종류인 부틸고무는 내열성ㆍ완충성이 좋고 약품 등에 강해 자동차 타이어, 전선피복 등에 사용된다. 특히 가공과정에서 경도와 점착력 등 성능을 조율하기 편해 접지력이 좋아야 하는 등산화 밑창에 사용된다.
부틸고무의 함량이 높다고 좋은 아웃솔은 아니다. 부틸고무는 내구성이 약해 쉽게 마모되기 때문. 신발 제조업체들은 용도와 사용환경에 맞는 적절한 배합비율에 따라 다양한 아웃솔을 개발한다. 화강암이 많은 한국 산악 지형상 접지력이 중요해 부틸고무 함량이 높은 창이 선호된다.
휠라스포트의 ‘옵티 그립(Opti-Grip)’은 용도에 따라 바닥창의 고무와 부틸 합성비율을 레드테크와 그린테크로 나누는 바닥창 설계 기술이다. 그린테크는 미끄러짐을 최소화한 조각 설계로 접지력이 우수하고 가벼워서 가벼운 트레킹 및 여행, 일상생활 용도로 쓰인다.
코오롱스포츠의 ‘뮤우-플러스(μ-plus)는 부틸고무 함량에 따라 레드, 그린, 블루로 나뉜다. 트레킹화에는 부틸 함량 100%로 접지력이 좋으면서도 특수배합으로 내구도를 높인 레드와 20% 경량화된 그린 아웃솔을 적용했다.
트렉스타는 ‘하이퍼 그립(Hyper-Grip)’ 아웃솔을 개발해 라푸마, 데상트 등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에 공급한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 트레킹화에 적합하다. 트레킹화에 있어 접지력만큼 중요한 것은 쿠션감과 착화감이다. 비포장도로나 암반 등을 걷는 트레킹 환경을 고려할 때 충격을 충분히 완화해야 발목이나 무릎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
나이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충격 상황에서 고가의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쿠쉴론(Cushlon) 소재의 루나론(Lunaron) 중창을 사용한다. 농구화에 먼저 적용된 루나론은 러닝화에 이어 트레킹화에도 도입됐다.
휠라스포트의 랩터(Raptor)는 무봉제 공법을 사용, 착화감을 높이고 고탄성의 파일런(Phylon) 소재의 중창을 적용했다.
트렉스타는 발의 실제 관절모습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제작돼 발을 편하게 감싸주는 ‘네스핏(Nesfit)’ 기술과 지면에 밟히는 장애물에 맞춰 쿠션센서가 상하로 움직이는 기술을 적용한 ‘싱크(Sync)’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비해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은 23%, 근육피로도는 31% 감소시켰다.
박성원 트렉스타 디자인센터 상무는 “보유하고 있는 2만여명의 발 샘플을 분석해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가장 평균적인 발모양을 찾아냈다”고 네스핏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