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朴의 러닝메이트 홍준표, 흔들리는 PK민심 잡을 수 있을까
뉴스종합| 2012-11-05 10:23
“나를 지탱해준 글귀는 척당불귀다”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박근혜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게 될 홍준표 전 대표의 당선 일성이다.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써는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서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척당불기(倜儻不羈)는 중앙무대 정치인으로써의 자신감과 “PK 대선판을 흔들어야 하는” 중대한 임무에 대한 고뇌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경남도지사 보궐 선거는 홍 후보 본인 뿐만 아니라 박 후보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5선 직전 좌절하고 10개월 가까이 야인으로 지냈던 그가 자존심을 회복할지 여부와 함께,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대선판에서 흔들리고 있는 부산ㆍ경남(PK)의 민심을 다잡을 수 있을지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생존이 걸려있다.

정치권에서는 판세는 새누리당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아성이고, 또 야권 후보군의 윤곽조차 뚜렸하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 야당 출신 전직 도지사의 대권 도전으로 공석이 되면서 시작됐다는 점 역시 홍 후보에게는 매우 유리한 점이다.

문제는 대선이다. 홍 후보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모습이다. 고민 끝에 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PK 대선판을 흔들어야 할 필요에서 결심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40%대로 고착화 되고 있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부산과 경남에 걸린 표는 약 600만 표다. 투표율을 약 70%로 가정할 경우 과거 대선처럼 새누리당이 이 곳에서 최소 65%, 많게는 70%를 얻어야만 150만 표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수도권과 호남의 열세를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는 숫자다.

반면 PK 득표율이 60% 선에 머물 경우 15만에서 20만표를 잃게 된다. 문제는 텃밭에서 내준 1표가 상대방에게 그대로 갈 경우다. 야권 후보와 표 격차는 잃는 표의 두 배인 30만에서 40만표가 줄어들게 된다. 양자대결 구도에서 1%에서 5% 차이로 박빙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박 후보에게는 치명타일 수 밖에 없는 수치다.

40만 표를 되찾아와야 하는 역활이 홍 후보에게 부여된 셈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아직까지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훌륭한 보완재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주민 여론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호감도의 한계”를 거론하는 부정적 시선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에서 당선되고, 박 후보가 대선에서 떨어진다면 ‘당선되고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 일이 될 것”이라며 러닝메이트로 나선 4선에 전직 당 대표까지 지난 중진 정치인에 안겨진 무거운 과제를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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