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대선 3인 이구동성 ‘남북 정상회담’...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
뉴스종합| 2012-11-05 10:38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을 골자로 하는 ‘신뢰외교와 새로운 한반도’ 대북ㆍ외교 공약을 발표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회복을 위해 기존 사업의 발전은 물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대선 후보 3인의 공통적인 공약이 됐다. 그러나 그 뉘앙스는 ‘하늘과 땅 차이’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대선 3인의 남북 정상회담 차이는 전제 조건에서 읽을 수 있다. 이날 대북 공약을 발표한 박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 앞에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NLL에 대한 도발을 포함 북한의 군사위협 막기 위한 포괄적 방위 역량 증강과 외교ㆍ안보ㆍ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 구축”을 뒀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말하면서도 “북한의 재발 방지 장치”를 함께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북 관계 개선의 공을 ‘결자해지’ 차원에서, 각종 도발 당사자였던 북한과 김정은에게 넘긴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취임식 김정은 초청’론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에 오는 일은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침몰,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그리고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및 핵 실험 등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반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공약은 좀 더 공격적이다. 문 후보는 회담 개최 시점을 ‘취임 첫 해’로 못박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과거 남북간 분쟁에 대한 공과, 책임 소재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취임 첫 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갖고 다음해는 6자회담 정상의 한반도 평화 공동선언문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정상회담 공약은 비교적 문 후보의 것과 가깝다는 평가다. 아직 직접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 “일단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통해 비교적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엿볼 수 있다. 과거 문제에 얽매여 대화 자체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 후보의 남북 정상회담 공약은, 결국 남북 갈등의 심화 또는 남남 갈등의 심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의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최근 히스테리 반응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남북 관계의 교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고, 반면 문 후보나 안 후보의 정상회담 공약은 ‘상반된 대북관’이라는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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