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달간 연기금은 969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743억원 순매도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연기금은 연초에 설정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하반기에 주식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어 연말이 될수록 더욱 주목받는다. 2001년 이후 연기금의 월평균 순매수 규모를 봐도 9~12월에 자금집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의 수익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은 불확실성이 커진 증시에 믿을만한 안전지대다.
특히 연기금은 IT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을 비롯해 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대형주를 사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순매수 상위 5위 안에 든 삼성전자, LG전자, NHN,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은 모두 실적이 뒷받침되는 시가총액 상위주다. 이는 연기금의 자금운용이 장기 투자 성격이 짙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LG그룹주에 대한 선호도 돋보여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 등이 순매수 상위 20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들은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 회복이 도드라진 LG전자를 비롯해 LG계열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 중이다.
이외에 경기방어주로 통하는 SK텔레콤, KT 등 통신주와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등도 연기금의 선호 종목이다. 특히 통신주는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매력까지 부각되면서 약세장에서 주가가 상승세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8배선 수준에서 가장 강한 매수를 보였는데 현재 주식시장 하락으로 낮아진 밸류에이션 국면은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긍정적”이라며 “주식시장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향후 업황 및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