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 파장은
양적완화 기조 원·弗환율 하락 전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가운데 2기 오바마 정부의 정책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통상ㆍ무역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설 것으로 보여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통상 노선 유지=정부 관계자는 7일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기존 정책의 연속성을 가질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무역ㆍ수출에 따른 고용 창출로 방향을 선회한 뒤 시장 개방 정책을 펼쳐왔다. 통상 분야에서 미국은 우리나라를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어 재집권 이후 갑작스럽게 통상 노선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선이라는 게 의미가 있다. 소신껏 할 수 있기에 단기보다 중장기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국 산업 보호 강도는 1기 집권 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가 미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됨에 따라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 제조업에 정책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간 제조업 고용 100만명 증가’ 공약을 내세웠다. 오바마 정부가 자국의 유력 산업 보호에 직접 뛰어들 경우 미국 현지에 진출했거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입지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미 재정절벽 촉각=미국의 재정절벽 가능성은 글로벌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한국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의 급격한 재정 지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재정 건전화 속도 조절과 경제 회복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성장’, 장기적으론 ‘재정건전성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 또 증세와 재정 지출 축소 간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한국 정부는 원만한 재정절벽 해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여,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정부의 갑작스러운 재정 지출 축소는 저성장 늪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한국 경제에 악재다.
▶환율 하락 불가피=오바마 대통령은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환율이 1090원대 아래에서 당분간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외환 시장은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혼조세를 지속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대선 투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외환거래량은 많지 않았다”며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 원/달러 환율이 109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재정절벽과 관련한 이슈가 부각되며 안전 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질 수 있고, 급격한 하락 시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도 예상돼 하락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조동석ㆍ하남현ㆍ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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