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주도권 경쟁 1R은 ‘프레임 전쟁’ …시작부터 세게 맞붙는다
뉴스종합| 2012-11-07 11:47
지지율 오차범위내 박빙 양상
유리한 구도 선점해야 승산 판단

文 “회동 제의 화답해줘 감사”
安 “시간내준 문후보에 감사”
기싸움으로 향후 대립 구도 예고



야권이 20일간의 단일화 협상 국면에 돌입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측의 프레임 전쟁도 시작됐다.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박빙인 현 구도에서 프레임을 확보하는 자가 곧 승리를 장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회담에 앞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표현을 썼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거대 정당을 골리앗에, 무소속 신분인 자신을 다윗에 비유한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 싸워 이겼듯이, 결국 문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과 박근혜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안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 12월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후보 간 양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문ㆍ안 후보가 첫 단독회동에
앞서 취재진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문 후보 측은 같은 시간 이번 회담을 ‘문안드림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문(文) 후보와 안(安) 후보가 만나 꿈(dream)을 이룬다’는 뜻이다. ‘문안드림’은 당초 조국 교수가 두 후보에 제안한 토크콘서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에 거론된 조 교수의 제안에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문 후보 측의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두 후보의 단독회담이 끝나고도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두 후보가 발표한 7대 합의문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우리 주장이 90% 이상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의 정치쇄신안이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우리 주장대로 후보등록일 전에 단일화를 한다는 것을 못박은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후보등록일을 넘겨 단일화가 되면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모두 올라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말끔하게 걷혔다는 것이다.

양측의 이 같은 주도권 싸움은 그만큼 치열한 지지율 경쟁을 방증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5~6일 양일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는 41.0%를 기록, 안 후보(40.5%)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전날 안 후보(40.8%), 문 후보(38.3%) 순위가 하루 만에 역전된 것이다. 두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치열한 접전을 이뤘다. 안 후보(49.3%)는 박 후보(43.1%)와의 양자대결에서 6.2%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문 후보(46.0%) 역시 박 후보(45.5%)에 앞서는 양상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단일화 주도권을 쥐려는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문 후보는 회담에 앞서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나의 제의에 대해 만나자고 화답을 해준 안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시간을 내준 문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공세적 입장에서 제안을 하고, 상대방이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각 캠프 측 기싸움도 치열했다. 안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양측 캠프 기자를 수용하기 위해 기자실을 더 늘리겠다”고 했고, 문 후보 측은 “당장 내일부터 의자를 더 들이겠다”고 맞불을 놨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