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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비밀 폭로 사례는
뉴스종합| 2012-11-09 11:51
라가르드 리스트에 그리스 요동
부시 마약복용 고백 테이프 공개
닉슨 워터게이트로 임기중 낙마



처음엔 나비의 날갯짓이었다. 대중에게 공개되는 비밀도 마찬가지다. 우연히 발견된 명단, 녹음 테이프, 수첩의 전화번호 등이 세상을 뒤흔드는 비밀 폭로의 단초가 돼 ‘나비 효과’를 일으켰다.

명단 하나로 이제는 탈세자들의 나라가 된 그리스가 그런 경우다. 한 그리스 언론인이 지난달 공개한 ‘라가르드 리스트’로 정부ㆍ기업의 고위급 최소 2000명은 딴 주머니를 찼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폭로됐다.

이 리스트는 HSBC은행 스위스지점 직원이 2년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에게 넘긴 비밀 계좌 고객 2만4000명의 명단이다. 이는 당시 HSBC은행 직원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프랑스 사법 당국에 발견됐다.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 리스트를 국적별로 분류해 탈세 추적에 활용하라며 영국과 그리스 등에 제공했다.

그리스 당국은 총 15억유로(약 2조1000억원)를 스위스 비밀 계좌에 예치한 1991명의 명단을 넘겨받았다. 그 후 당국의 조사가 지지부진해지자 그리스 시사잡지 ‘핫독(Hot Doc)’의 코스타스 박세바니스 편집장은 지난달 27일 이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했다.

이번 사태로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곤경에 빠졌다. 그 명단에 스타브로스 파파스타브로스 총리고문 등 자신의 핵심 측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전직 재무장관 두 명이 이 명단을 보고받고도 조사에 착수하지 않아 배임 혐의로 사법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현재 의회에서 연정을 이끌고 있는 사회당(Pasok) 당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마약 복용자임을 고백했다는 사실도 그의 친구가 녹음했던 테이프를 통해 드러났다. 2005년 2월 20일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재선에 갓 성공한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마약 복용 사실이 알려지면 대선 전략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아버지 부시’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고문이자 오랜 친구였던 더그 위드의 제보로 세상에 드러났다.

스콧 매클렐런 당시 백악관 대변인도 이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줄곧 50% 이하를 맴돌았다.

많은 이에게 알려진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른바 ‘폭로계의 전설’로 불린다. 1972년 미국 닉슨 행정부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던 민주당을 저지하고자 당시 민주당 선거운동 지휘본부가 있던 워싱턴의 워터게이트호텔을 도청하려 했다.

이 사실은 현장에서 불법 침입죄로 붙잡힌 제임스 W 매커드란 남자의 수첩에 적혀 있던 백악관 관계자의 전화번호가 경찰에 발견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기자 등은 공동 취재를 통해 이를 세상에 알렸다.

결국 닉슨은 1974년 8월 최초로 임기 중 낙마한 미국 대통령이 됐다. 1991년 그의 특별보좌관이었던 찰스 콜슨은 회고록 ‘거듭나기’를 출간했다. 이로써 당시 닉슨 행정부의 군권 남용ㆍ연방예산 전횡 등의 비위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

<윤현종ㆍ김현경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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