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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다이어트 朴-文 동참 제안....왜?
뉴스종합| 2012-11-11 14:07
〔헤럴드경제=이정아 인턴기자〕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반값 선거비 동참’을 제안했다. ‘안철수 다이어트’에 박 후보와 문 후보도 동참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돈 안드는 정치’라는 명분을 통해 두 후보를 압박하는 동시에 단일화와 본선 모두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자금력과 조직면에서의 열세를 오히려 강력한 무기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18대 대선판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정책공약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저는 국민 세금으로 치러지는 법정선거비용 560억원의 절반만으로 이번 대선을 치를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도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을 치를 것을 제안 드린다”며 “두 분의 대승적 결단을 기다리겠다. 두 분의 결단만 있으면 아마도 이번 대선은 가장 큰 정치혁신과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고통분담의 정치다. 정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다이어트라고 현재 상당히 성공한 분들이 많다. 이건 아주 센 노동강도와 김밥 많이먹고 대충때우는 이런 여담 때문에 가능하다”며 “변화된 국민 생활환경을 감안할 때 이게(법정선거비용) 불효불급한 구성으로 되어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비용으로 인정받는 금액 559억7700만원 중 95%를 국고에서 보조한다. 비용 인정받는 항목이 법정 홍보물 연락사무소 관계자의 수당과 실비, 최대 30대 유세차량, 간판과 현수막 제작 설치 어깨띠 모자 티셔츠, 신문 방송 광고 연설 이렇게 쭉 되어있다”며 “이런 항목들로 국고보조 되는건데 외부로부터 저희캠프에 여러분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제안했다. 유세차 시끄러운 소리 안 듣고싶다. 현수막 너무 많이 걸린다 국민들 의견 있었고 비용줄이는 솔선수범해달라 의견있었고 캠프 내에서 동의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비용 때문에 못하는 게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어제 최종적으로 토론을 끝냈다.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반값 선거비용 제안은 정치혁신의 명분을 앞세워 두 후보를 압박하는 동시에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카드로 보인다. 이와함께 자금력과 조직면에서의 열세를 오히려 무기로 바꾸는 일종의 회심의 카드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일단 정치권의 선거비용 과다 지출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유권자들을 자극함으로써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중도 무당파의 표심을 상당부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안은 박 후보와 안 후보가 쉽사리 거부할 수도 없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조정래 후원회장을 앞세워 후원금 모금활동만 실시하고 있을 뿐 국민펀드 모금작업 등 총알을 확 늘리기 위한 작업에는 착수하지 않았었다. 일각에서 이번 반값 선거비 제안을 위해 국민펀드 모금 일정을 뒤로 미룬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희망돼지’ 운동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던 점을 감안, 선거비용 절감이라는 검증된 카드를 10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안 후보의 이번 제안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방송 광고와 신문광고, 인쇄물 제작 등 비용을 감안하면 법정선거비용이 턱없이 낮아 오히려 이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는 대척점에 있기 때문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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