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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수익금 11조..절반 가까이는 사회로 환원
뉴스종합| 2012-11-23 09:45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로또복권이 진화하고 있다.

2002년 국내에 선보인 로또는 사행성이 강했다. 하지만 복권은 어느 정도의 사행심을 전제로 국민에게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고, 복권 판매로 조성된 재원을 공익사업에 활용하면서 국민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게 주요 목적이다.

우리나라 복권기금은 대부분 판매 수입금으로 조성된다. 판매수입금의 50% 정도는 당첨금으로 쓰여지며, 10%는 복권의 발행과 판매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나머지 40% 정도가 복권기금사업의 재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로또 발매 이후 지금까지 조성된 기금은 11조363억원. 기금 조성률은 판매액의 41.0%에 달한다. 절반 가까이 다시 우리한테 돌아오는 셈이다.

조성액은 로또 광풍이 몰아친 2003년 1조3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월 횟수를 줄이고, 게임 가격을 낮추면서 이후 판매액은 2조원대로 떨어졌지만, 조성률을 높이면서 해마다 1조원 안팎의 기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기금의 35%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등 10개 기관에 일정비율 배분(법정배분사업)된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근로복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림조합중앙회, 보훈복지의료공단, 문화재청 9개 기관과 전국 16개 광역단체가 총 3612억원의 기금을 받았다.

이 기금은 지역의 실정과 형평성을 고려해 과학문화 확산사업, 운동장 및 생활체육 시설 지원, 영유아 보육료 지원 등 33개 사업에 사용된다. 올해도 이 기관들에 4259억원이 배분됐다.

65%는 공익사업에 쓰인다. 올해 배정된 금액은 ▷임대주택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 지원사업 4880억원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지사업 177억원 ▷저소득층, 장애인 및 성폭력 피해여성 등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 2804억원 ▷문화예술진흥 574억원 ▷기타 4억원이다.

주거안정 사업으론 ‘도심에 사는 저소득층에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복권위원회는 “현재 서울에 6600가구가 한 평 남짓 쪽방에서, 5000가구의 이웃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주거이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또는 다문화 시대를 맞아 관심이 필요한 외국인에게도 지원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기금이 지원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글 무료 교육과 우리 전통예절, 다문화사회 이해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외국인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한다. 방문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전시ㆍ공연 나눔도 활발하다. 지난해 기금 지원액은 480억원. 노인이나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30만여명이 문화예술 체험의 혜택을 받았다.

복권의 긍정적 역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볼 때 복권은 유용한 재정수입 수단이다. 조세저항이 적어, 국민의 세금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있다. 또 당첨자에게 기쁨을, 낙첨자에게 사행심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면서 요행을 바라는 인간의 욕구를 건전하게 해소해 주며, 불법 도박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복권기금은 로마황제들의 놀이에서부터 전쟁비용, 국가 중요 사업의 재원까지 폭넓게 활용돼 왔다.

우리나라의 첫 복권은 1947년 런던올림픽 참가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올림픽후원권’. 이후 이재민 구호자금(1949년)과 박람회 개최경비(1962년과 1969년)를 마련하기 위해 복권이 발행됐다.

정기적인 복권이 등장한 것은 1969년의 ‘주택복권’. 1990년대 들어 주택복권 독점 시대가 끝나고 다양한 복권이 등장하게 된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발행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공공기금 마련의 효율성이 떨어진 데 대한 타개책으로 등장한 게 바로 로또. 이제 로또는 사행성을 넘어 ‘나눔’과 ‘기부’라는 복권의 진정한 의미로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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