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文측 “후보 달라는 말이냐”…安 최후통첩안 거부
뉴스종합| 2012-11-23 11:59
민주 “자신에 유리한 룰만 고집”
공식일정 접고 상황변동 대비
安측선 “지지도로 가는게 맞다”

양측 협상 사실상 최종국면
불발땐 단일화 자체 좌초위기


후보등록 3일을 앞둔 23일까지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 단일화 룰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일화 무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등 야권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문 후보 측은 23일 안 후보 측이 전날 제시한 ‘가상 양자대결+지지도’여론조사 방식을 거부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안 후보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방안과 안 후보 측이 제시한 안을 놓고 협상팀을 시급하게 가동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방안은 ‘가상 양자대결+적합도’방식이었다. 안 후보 측은 전날 가상 양자대결과 지지도 조사를 제시하면서 최후통첩이라고 밝혀, 문 후보 측이 제안을 수용할지 주목된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안 후보 측이 제시한 단일화 안에 대해 극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상 후보를 달라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며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크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게 뭐냐’며 난리가 나기도 했다.

실제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 박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우위를 점해왔다. 반면 지지도 조사에서는 1%포인트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을 요구한 문 후보 측 한 관계자는 “가상 양자대결과 지지도를 50%씩 반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5%포인트 이상 문 후보가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때문에 문 후보 측 캠프에서는 “안 후보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양자대결) 하나에 중립적 방식(지지도 조사)을 제안한 것은 포장은 그럴 듯한데, 절대적으로 안 후보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안을 제시할 것이라면 아예 후보를 달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격분했다.

문 후보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안 후보 측이 제안한 내용을) 논의해 봐야죠”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날 공식 일정은 하나도 잡지 않은 상황이다. 안 후보도 오전에 예정됐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전격 취소했다. 즉각적인 상황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방송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지지도 부분에 대해선 양자의 합의가 어느 정도 있었다”며 “처음에 이야기됐던 그 안(지지도)으로 되는 것이 맞다”고 맞섰다. 양측의 뚜렷한 견해차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는 또 이날 브리핑에선 “유불리를 이야기하면 뭐가 되냐”며 “백범기념관에서 두 후보 간 유불리 따지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대화의 80%는 문 후보 측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양 캠프는 전날 ‘단일화를 이뤄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유모 씨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문 캠프 측 이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머리 숙여 고인께 사죄하고 죄송하다.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고, 안 캠프 측도 논평을 내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북 완주에 사는 유 씨는 전날 “(두 후보가)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3층에서 뛰어내려 숨진 바 있다.

양대근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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