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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채상각 섣부르게 추진했다간 유로존 공멸할지도
뉴스종합| 2012-11-26 10:25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독일을 제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그리스 국채의 ‘헤어컷(상각)’을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의가 분분하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 회의에서 그리스 국채 상각이 거론될 것으로 보이지만 합의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25일 유로존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국채에 대한 공공채권단의 헤어컷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국채 규모를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하려면 헤어컷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IMF 등은 올해 170%인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20년까지 120%로 줄이기로 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그리스의 국채 상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은 이에 대해 강경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채권을 헤어컷으로 조정한 그리스에 다시 국채 상각을 해준다면 역내 다른 재정위기국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고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1일 그리스의 국채를 탕감하는 것은 다른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경제개혁 요구를 완화하고, 재정위기국들이 부채탕감을 기대하도록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중도우파 연립정부 의원들도 그리스에 대한 국채상각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다른 재정위기국의 경제개혁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슈피겔은 독일이 그리스의 국채 상각 대신 국채 이자율을 낮춰주거나 그리스가 자국국채를 액면가의 4분의 1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되사는 ‘바이백(환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유로존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에 거의 합의했다고 프랑스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이 25일 밝혔다.

모스코비치 재무장관은 이날 BFM TV에 그리스 구제금융과 관련해 “사실상 해결에 아주 가까이 접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로그룹은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주기로 한 구제금융 가운데 312억 유로(405억 달러)를 지급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려고 26일 세 번째로 회동한다. 현금이 바닥난 그리스는 올초 긴축재정 조치와 연계해 받기로 했던 총 1300억 유로의 구제금융 가운데 312억 유로의 지급을 지난 6월부터 기다리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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