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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소비지표 청신호 켜졌지만…
뉴스종합| 2012-11-28 12:02
사상최저 모기지금리 기폭제
대도시 집값 6개월째 상승세
소비자지수도 54개월來 최고

기업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
재정절벽 극복 여부가 열쇠



미국에서 주택시장 회생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덩달아 가계 소비까지 살아날 조짐이다. 다만, 아직 기업 투자 쪽은 부진해 회복 탄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결국 재정지출 급감이 경제에 충격을 주는 이른바 ‘재정절벽’의 극복이 내년 미경제의 회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소비, 경기 부양 이중주=27일(현지시간) 미 대도시 집값은 6개월째 상승세로 나타났다. 20대 도시의 집값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상승했다. S&P는 “20대 도시 가운데 17곳의 집값이 전년 동월보다 올랐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동월 대비 3% 상승, 시장 전망치(2.9%)와 전월의 상승률(2%)을 모두 웃돌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연준의 양적 완화에 따른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로 리파이낸싱(재융자) 수요가 늘면서 경기 진작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공급이 빠듯한 가운데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 부문도 계속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 11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 신뢰지수는 73.7을 기록했다.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고, 시장 전망치인 73.0을 상회하는 수치다.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조사센터의 린 프랑코 소장은 “최근 몇 달간 소비자들이 고용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더욱 낙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소매 판매가 활기를 띠는 등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재정절벽 해소로 기업투자 살아나야=주택, 소비 부문의 개선과 달리 기업투자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미 10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과 엇비슷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산출 요소인 비(非)방산 내구재 운송은 0.4% 감소, 4개월째 내리막이다. 다만, 기업 설비투자의 선행 지표인 핵심 자본재 주문은 1.7% 늘어났다. 투자 대신 배당에 나서는 미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마킷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연내 특별 배당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이 103곳으로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연말 감세 혜택의 종료로 배당세율이 기존 15%에서 내년 4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을 우려해서다. 미 정치권은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중단했던 재정절벽 대책 협상을 곧 재개하지만 타협 전망은 안개 속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들과 회동을 갖고 공화당을 압박했고, 공화당은 오바마의 행보를 비판하는 등 공허한 장외논쟁만 벌이고 있다.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 대표는 “최근의 협상 과정에 큰 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내년 미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2.6%에서 2.0%로 하향하면서 재정절벽을 큰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앞서 백악관도 여야의 재정절벽 협상 실패 시 내년 가계 소비가 2000억달러 감소, 미 경제 성장률을 1.4%포인트 갉아먹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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