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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인생’ 65년만에 살인누명 벗었지만 이미 죽은 뒤
뉴스종합| 2012-11-29 15:06
[헤럴드생생뉴스]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했던 호주 남성이 65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 남성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채 오래전에 숨졌다.

29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28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항소법원은 1977년 사망한 호주 남성 프레드 맥더모트에 대해 65년 만에 무죄 선고를 내렸다. 살인죄로 복역했다가 사망한 뒤에 무죄 선고를 받은 사례는 호주 역사상 맥더모트가 처음이다.

떠돌이 양털깎이였던 맥더모트는 1936년 9월 NSW주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농부 헨리 레이버스 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를 받다가 기소돼 1947년 유죄를 선고받았다. 맥더모트가 한 사적인 자리에서 “내가 레이버스를 죽여 양 축사에 묻어버렸다”고 허풍을 떤 것이 화근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맥더모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몇몇 미심쩍은 정황이 발견됐지만 큰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그가 수감된 뒤 맥더모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특별 왕립위원회가 구성돼 재조사를 벌인 끝에 그를 살인범으로 지목한 증거에 커다란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돼 맥더모트는 1952년 풀려났다. 그러나 5년여에 걸친 억울한 수감생활은 맥더모트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했고 그는 여생을 백혈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비참하게 지내다가 1977년 사망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06년 맥더모트의 유족은 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재심을 호주 정부에 요청했다. NSW주 항소법원은 6년여에 걸친 재심을 진행한 끝에 “맥더모트 사건에 대한 재판은 큰 오심이었다”는 최종 결론과 함께 그의 무죄를 선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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