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난세에는…‘실속 부동산상품’ 이 난다
부동산| 2012-11-30 09:56
송파 아이파크·광교 대우푸르지오 월드마크 오피스텔 테라스설치 새 바람
키즈카페·파티룸·비즈니스센터 등 커뮤니티 시설 특화…입주민에 큰호응
소비자 니즈 분석 디자인 반영…분양후 입주까지 꼼꼼히 관리도




난세(亂世)에 인물이 나는 법.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호황국면일 때는 입지가 다소 불량하고 디자인이 떨어지는 상품이라도 불티나게 팔린다. 심지어 마감재 수준은 고사하고 분양가조차 높고 낮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치열한 분양 경쟁과 함께 상당한 프리미엄이 순식간에 붙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다 보니 상품 개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황이 장기간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요층은 입지부터 디자인, 마감재 수준, 분양가 심지어 입주 후 상품의 위상까지 철저하게 따지고 묻고 조사해 투자하게 된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아주 까다로워지면서 상품을 보는 눈이 역시 날카로워진다. 분양 후에도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해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때문에 소비자보다 공급자인 주택건설업체가 더 조심하고 소비 특성을 연구해 반영하게 된다.

한 개 프로젝트에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투입되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사업인 만큼 실패한다면 자칫 회사를 묻어버릴 수 있다. 숱한 부동산 관련 회사들이 명멸하는 이유다. 히트상품은 가뭄에 콩나듯 보기 드물고 대부분 부채를 짊어진 채 진한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불황 속에서 히트를 치는 상품을 들여다 보면 이 같은 소비자 니즈를 보다 철저히 반영하고 분양 후 입주 시까지 자질구레한 부분까지 선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치밀하게 구사한다. 땅의 모양새를 비롯해 향후 주변시장 상황, 상품의 포획률(주변지역 부동산 시장점유율), 분양가를 최우선 감안하게 된다. 

불황극복을 위한 실속 특화부동산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수요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각실 전체에 테라스를 배치한 송파 현대아이파크 오피스텔)

특히 최근에는 테라스 설치를 비롯해 별도 투룸형 확대, 스튜디오 타입 창고, 풀 퍼니시스 등 실속 디자인 상품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다. 피트니스센터 등 겉치레에 머물던 단지 내 공동 커뮤니티 시설도 파티룸 등 보다 실용성을 살린 활용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상품들이 잇달아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실속 디자인 상품 속속 등장, 실용 및 수익성 제고=신주거 및 투자 트렌드를 반영한 실용 디자인 부동산 상품이 잇달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피스텔을 비롯해 상가, 아파트 등에서 두드러진다. 오피스텔 디자인 요소로는 테라스 설치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 공급된 광교 신도시 대우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부분적으로 테라스를 도입한 결과 다른 평형에 비해 최우선적으로 계약이 마감돼 수요층의 인기가 높았다. 신영 역시 강남 보금자리단지에 건설하는 지웰홈스에 부분 테라스 설치로 분양이 호조를 보였다.

테라스 설치가 분양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자 이번에는 전체에 테라스를 도입하는 오피스텔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최대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동남권 유통단지에서 30일 견본주택 개장과 함께 분양에 들어간 현대 아이파크(1403실)의 경우 전체 각 실에 테라스를 설치하는 실속 디자인을 반영했다. 테라스는 소형 위주로 건설되는 오피스텔의 답답함을 풀어 주는 숨통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공간 면적으로 넓히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외부 경관을 즐기면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어 인기다. 현대 아이파크의 경우 이웃단지인 2만5000㎡규모의 센트럴 파크 조망이 가능해 유용공간으로 활용될 소지가 크다. 


원룸 중심에서 투룸으로 늘려가는 것도 실속을 반영한 소비 트렌드로 풀이된다. 가족단위 생활에 필요한 가려진 침실공간이나 별도의 공간을 배치한 상품이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영등포 계룡 리슈빌, 왕십리 뉴타운 등에서 투룸 평형이 예상을 뒤엎고 80%이상 계약되는 등 이변을 가져왔다.

풀 퍼니시드(Full-Furnished), 별도의 스튜디오형 창고 등도 관심이다. 소형 평형 실거주자의 편의를 위해 설계에 적극 이를 반영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 아이파크의 경우 오피스텔에서는 드물게 전면을 침실-거실-침실의 3베이로 구성돼 주목된다. 조망과 통풍, 환기 대폭 개선, 주거용 오피스텔의 쾌적성을 한층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수익성 상품의 대명사인 상가 상품에도 실속 디자인 설계가 잇달아 반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리트몰(연도형) 설치다. 아파트 단지 내 별도의 건물로 지어 공급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탈피, 광교신도시 월드마크의 경우 중앙광장을 사이에 두고 점포를 스트리트형으로 설계, 분양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별내지구 동익건설 아파트 단지에서도 처음으로 연도형 상가를 설치해 초기분양율이 60%를 넘어섰다. 수요층의 접근성이 높아 그만큼 구매력을 높일수 있는 장점이 부각돼 분양호조로 이어진 것이다.

▶커뮤니티시설도 실용 전환, 파티룸 등 특화 인기=그동안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은 극히 형식적이었다. 피트니스센터, 주민센터 등이 제공되었으나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채 수년이 지나면 무용지물로 변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형식에서 벗어나 실용으로 전환되고 있다. 데드 스페이스를 없애고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그만큼 입주민들의 이용도가 높아 분양과 추후 입주, 시세 형성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다.

실제로 판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는 이로 인한 단지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이를 감안, 속속 실속 커뮤니트시설이 등장하고 있다. 송파 아이파크의 경우 실수요자 구성이 대부분 1~2인 독립가구나 3인 규모의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는 점을 고려, 이에 걸맞는 시설이 각각 도입됐다. 예컨대 자녀가 있는 가구의 맞벌이 비율이 커지는 현실을 감안해 보육이 가능한 키즈카페가 설치ㆍ운영된다. 맞벌이 가구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입주민을 위한 전용 피트니스 시설 중심의 사우나 등도 효율적인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외부 손님을 맞을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 설치가 일반화되고 비즈니스센터 설치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파티룸이 별도로 설치되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일찍이 맨션 단지에 호텔식 카페는 물론 주민 편의공간을 설치하고 피아노실을 비롯해 게스트룸을 임대방식으로 운영, 입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외부 전기료 등을 공간임대료로 대체, 관리비를 절감하는 아파트 단지가 일반적이다. 대우건설 등이 시설 특화 설치에 머물지않고 입주 후까지 지속 관리하는 특별 관리콘셉트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단지 내 생활이 가능토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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