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대선 필승 가를 표심, 아직도 “글씨유”…
뉴스종합| 2012-12-06 09:53
〔헤럴드경제ㆍ충청=김윤희ㆍ조민선 기자〕 ‘충청승리=대선승리’

지난 4차례 대선의 필승 공식이다. 그런데 삼당합당, DJP연합, 행정수도 이전 그리고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던 ‘빅 카드’가 이번에는 없다. 애간장이 타는 후보들로서는 그저 발로 뛰는 방법 뿐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당내 경선 이후 지금까지 충청만 13번을 방문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10번이나 충청도 땅을 밟았다. 각자의 고향인 대구ㆍ경북, 부산ㆍ경남은 물론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서울ㆍ수도권 보다도 방문 횟수가 많다. 그런데도 충청 민심은 여전히 ‘글씨유’다. “야당이 맞다고는 했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네, 누가 알것슈”라는 대덕연구단지의 한 50대 아주머니 말에는 알쏭달쏭 충청 민심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육영수 여사도 생각나고..그래도 박근혜지”=박 후보의 정치적 자산 중 하나가 ‘어머니 육영수 여사’다. 소록도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수해가 난 곳에 장관들보다도 먼저 달려갔던 육 여사에 대한 향수는 고향인 충북에서 특히 강하다. 지난 총선, 박 후보가 어머니 생가를 다녀간 뒤, 이 지역 판세가 급격하게 기울기도 했다. “어머니의 고향이고, 제 마음의 고향”이라는 박 후보의 말 한마디가 만든 결과다.

충북 옥천 5일장에서 장사를 하는 60대 조 모씨는 “다들 먹고 살긴 힘들지만 누가 머래도 여긴 육 여사의 고향이고, 박근혜”라며 이 같은 정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젊은 층의 표심은 달랐다. 충청도 토박이가 아닌, 일자리나 대학 등을 위해 외부에서 들어온 경우가 많았다. 대학가와 대형 전자업체가 몰려있는 온양온천역 앞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전 모씨는 “호불호를 떠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옛 이름)이 되는 것이 싫다. 이명박 대통령때가 제일 살기 어려웠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대전에서 유치원을 운영 중인 40대 원장도 “여성대통령이라는 구호는 시기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박근혜가 진짜 여성인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문재인 좋아요. 근데 안철수가 그렇게 사퇴해서”=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젊은 층이 많은 대전, 그리고 인근 충남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이 많았다. 최근 세종시에 입주한 30대 한 주부는 “문재인을 지지한다. 진심이 느껴진다”며 “세종시가 노 전 대통령이 계획했었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 세종시는 거의 문 후보 지지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대학과 대규모 전자공장이 몰려있는 충남의 젊은 층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인근 상명대를 다니고 있는 20대 여학생 최모씨는 문재인이 온다길래 볼려고 왔다”며 “친구들은 문재인을 많이 좋아한다”고 민심을 전했다.

하지만 불완전하게 끝난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가 불안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온양온천역 근처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안철수 사퇴는 안타깝다. 주변에서도 안철수 나오면 찍겠다는 사람들 많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중장년층 유권자들도 문 후보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대학가 인근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젊은 애들이 밀어줘서 대통령이 되더라도, 경험없는 사람이 얼마나 하겠나”라며 문 후보를 향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시장에서 국회의원까지 모두 민주당에서 배출했지만, 대선만큼은 별개라는 뜻이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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