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문전박대 ‘데자뷰’... 2002년과 2012년 달라진 점은?
뉴스종합| 2012-12-06 10:05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5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의 회동을 시도했다 무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 빚어졌던 ‘문전박대’ 장면의 데자뷰(deja vu)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문 후보는 오전 회의에 참석한 이후 9시30분께 당사를 떠나 안 전 후보의 용산 자택을 찾았으나 결국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이 2주 남은 상황에서 이같은 전격방문은 그만큼 판세가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 것이다.

16대 대선 하루 전날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02년 12월 18일 저녁 정 후보는 전격적으로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노 후보가 국세청 앞 유세에서 “다음 대통령 감은 정동영ㆍ추미애”라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지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노 후보는 밤중에 급히 정 후보의 집 앞을 찾아갔지만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살펴보면 현재 상황이 그때보다 더 나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단일화 효과가 실질적으로 거의 없었다. 2002년 노-정 후보의 단일화 성공 직후 한 중앙일간지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42.7%의 지지를 받으며 이회창 후보(35.2%)를 압도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성사된 이번 단일화는 ‘1+1=2의 효과’가 나오지 못했다. 단일화 전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근소하게 이겼다. 그러나 단일화 이후 문 캠프 내부에서도 박 후보에게 3~4% 포인트 가량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극적인 효과 면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노 후보의 ‘문전박대’ 모습은 당시 생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지지자들은 극적으로 결집에 성공했다. 반면에 이번 문 후보의 경우 극비리에 방문을 시도했으나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후보 측에 부정적인 기류만 불러일으켰다.

또한 계산된 방문이라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점도 문 후보 측에 부담스럽다. 방문 직전에야 안 후보 측에 이런 내용이 전달됐고, 이러한 내용이 계속 보도되자 안 전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언론플레이 하는 게 아니냐”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문 후보 측이 안 후보에 대한 설득을 벌이는 동시에 안 후보 지지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10년 간격으로 벌어진 단일후보 등장이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줄다리기가 과연 어떤 결론을 낼 것인지 주목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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