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부동산 공약들 장밋빛 일색…실효성 낮고 현실 무시한 ‘오판’
뉴스종합| 2012-12-10 11:25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헤럴드경제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단’은 “실효성이 낮다”는 총평을 내놓았다. 향후 세계 경제, 특히 부동산 경기 상황에 대한 냉정한 현실 인식 없이 처방책만 나열, 장밋빛 공약만 남발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주택연금 사전 가입제도 ▷소유 주택 지분 매각제도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로 요약된다. 이 중 주택연금 사전 가입제도는 상대적으로 고객만족성과 형평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정책의 현실 적용 시에는 상당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엽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연금의 확대를 위한 사전 가입제도는 노후 소득 조기 확보 측면에선 바람직하다”면서도 “기존 가입자의 수명이 늘어가는 가운데 지급금 지급을 위해 공적 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가지게 되는 경제적 위험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전반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의 재원 산정과 조달이 상당히 낙관적이고 자의적으로 보인다”며 “주택연금 사전 가입제도의 경우에도 수도권 이외 지역의 6억원 대비 3억원의 금액 산정은 단순히 지역으로 한정한 것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소유 주택 지분 매각제도와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다.

김선근 대전대 무역통상학과 교수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와 관련해 “담보물에 (은행 대출이나 전세권 외) 다른 저당권이 설정됐을 경우와 소유주가 이미 DTI 규제 상한선만큼 대출받았을 경우 이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세 공급자인 집주인이 부채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과 또 다른 빚을 지게 만드는 제도의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하우스푸어를 위한 지분 매각제도에 대해서도 “주택을 소유한 하우스푸어는 이미 저당권이 최대한도로 설정된 상황이 대부분”이라며 “지분 일부 매각조차 할 수 없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있어선 상대적으로 혹평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문 후보의 주거복지 안정 분야는 통계와 현황에 기반을 둔 공약이기보다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고 적용 범위와 구체적인 수행계획을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의 부동산 정책 중 특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부분은 임대등록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전문가들은 또 문 후보의 전월세 상한선 도입과 임의 경매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임의 경매 금지 조치의 경우 담보대출 시장의 위축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임대등록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은 자본주의에서 상호 수요에 이뤄지는 계약과 거래를 국가가 간섭하는 모양새로 이에 따른 일방적인 보호는 상대방에 대한 역차별과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본지 18대 대선 매니페스토 평가단>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정승연 인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이광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석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상엽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양대종 원광대 인문학부 교수, 안성수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서창진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박영준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김선근 대전대 무역통상학과, 홍영준 상명대 가족복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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