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더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금리 레벨 부담이 크다. 예금금리 등 조달금리 대비 채권금리가 더 낮아 채권을 통해 수익을 얻기도 쉽지 않다. 채권금리가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이익의 여지도 크지 않다. 오히려 대외 불확실성 완화 시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손실 리스크가 더 높다.
미국의 ‘재정절벽’ 결과가 확인되기까지 시장금리는 좁은 박스권의 등락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듀레이션을 중립 이하로 유지하고, 경기지표 개선이 확인되는 국면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듀레이션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크레디트 신용스프레드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축소된 상황이어서 신용스프레드의 추가적인 축소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떠안고 있는 미매각 회사채가 매물로 나오거나 ELSㆍDLS 규제에 따른 카드채 수급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일시적으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다만 전반적으로 낮은 채권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크레디트물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신용스프레드 확대 시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신 연구원은 “과도한 신용스프레드 축소로 우량물의 투자 메리트가 크게 약화된 만큼 신용 등급이 낮은 채권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공동락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채권투자 전략으로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 충격을 우호적인 수급이란 채권 시장 내부 요인을 통해 커버하는 접근법을 제안했다. 보험ㆍ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의 경우 연중 꾸준히 장기채 매수 기회를 탐색하는 접근이 효과적이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아닌 완만한 상승 경로가 예상되는 만큼 지나치게 신중히 금리의 고점을 탐색할 경우 오히려 기관 본연의 매수 기능에 차질이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 시장 내에서도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늘릴 필요가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를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의 랠리가 이뤄졌고, 이후 신용 등급이 높은 채권들이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신용 등급이 낮은 채권과의 스프레드는 좀처럼 축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 연구원은 “내년에는 편입 가이드라인을 A 등급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원화 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국채의 투자 매력도,해외 투자자의 원화 채권 수요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더구나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2013년에도 여전히 원화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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