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세계로 눈 돌리면 사양산업은 없다” 우즈벡에 연탄 생산설비 수출한 금도기계
뉴스종합| 2013-01-09 08:01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연탄소비 감소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연탄 생산설비가 중앙아시아 수출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눈길을 끈다.

금도기계(대표 계우석)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연탄 생산설비를 수출한 회사. 현지 브라우저 인더스트리(Browser Industry) 사와 계약을 맺고 앙그렌(Angren) 지역에 연탄 플랜트를 납품했다. 1분에 64장의 연탄을 생산할 수 있는 윤전기와 컨베이어벨트로 구성된 3개 라인을 우선 완성했으며, 현재 같은 규모로 증설 중이다.

국내에선 사양길인 연탄 생산설비가 새로운 시장을 찾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연탄설비 기술을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국내 에너지 소비 구성 중 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새 기계 주문은 중단됐다. 최근에는 기존 운영중인 설비의 유지보수만 근근히 유지해 왔다. 50여년 이상 설비를 생산해오던 한 업체는 최근 폐업했다. 

무역업을 주로 해오던 금도유니버셜은 이런 상황에서 기존 연탄설비 업체를 인수, 금도기계를 2006년 설립했다.

금도기계는 사양산업으로 불리는 연탄 생산설비를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하며 국내 기계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계우석 금도기계 대표는 “국내에서는 석탄이 지나간 시대의 연료로 인식되지만 제3세계에서는 석탄이나 연탄은 저소득층에겐 접근가능한 몇 안되는 연료”라며 “사양산업이라고 불리는 연탄생산 설비 역시 이들 지역을 공략한다면 다시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즈벡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한다. 따라서 서민들은 유연탄을 주난방에너지로 사용하는 실정. 매장된 유연탄의 질은 좋아 고품질의 연탄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즈벡 소비자들은 석탄가루를 직접 물에 반죽해서 성형해야 했다. 열 효율이 나쁘고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브라우저 인더스트리는 구소련 시절의 낡은 공장을 사들여 건물과 전기시설을 제공하고 금도기계가 설비의 제작 및 운송, 설치를 맡았다. 설비 제작에는 6개월이 소요됐고, 배를 통해 중국으로 운송한 뒤 열차로 우즈벡까지 옮겼다.

계 대표는 “현지에 도착해보니 계약 상대가 미리 조성하기로한 설치 현장의 상황이 미비해 계약이 깨질 상황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 한 달간 철야작업을 해 설치 기한을 간신히 맞췄다”며 진행과정의 어려움을 회고했다.

본래 한 달간의 시운전까지만 계약이 돼 있었으나 현지 생산인력이 연탄 생산에 필요한 노하우가 없어 회사 측에서 기술자를 파견, 상주하면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금도기계는 생산설비 뿐 아니라 라디에이터 방식을 이용한 난방시설과 온도 조절기 공급도 협의 중이다. 브라우저컴퍼니와 1공장과 같은 크기의 제2공장 건설도 논의단계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기업과도 연탄설비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계 대표는 “국내 기계산업은 사양장비일지라도 오랜 노하우와 연관산업이 발달해 버리긴 아깝다”며 “기술력과 시장개척으로 승부하면 사양산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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