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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전봇대’→18대 ‘손톱밑 가시’ … ‘키워드’로 본 박근혜정부
뉴스종합| 2013-01-11 10:26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혔을 때의 고통은 당사자만이 안다. 얼핏 보면 사소해보이고 뽑기도 쉽지않다. 그대로 나두면 곪아서 터지는 일도 다반사지만 조기에 발견해 ‘잘’ 빼기만 해도 아픔은 씻은 듯 가신다. 5년 전에 ‘전봇대’를 뽑아주는 정부가 있었다면 이제는 ‘손톱 밑 가시’를 빼주는 정부가 워밍업 중이다.

▶‘가시’ㆍ‘중소기업’ 그리고 ‘사다리’ = 2013년 연초를 달구는 핫 키워드는 단연 ‘손톱 밑 가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인수위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손톱 끝 가시’부터 뽑아주는 명실상부 ‘중소기업 정부’로 거듭나겠다는 차기 정부 초기의 국정방향을 시사한 셈이다.

‘사다리’, ‘피터팬 증후군’ 등의 용어는 대게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회자된다. 특히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어린아이의 사고와 행동을 하는 심리용어인 ‘피터팬 증후군’은 인수위 출범 이후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 경제학에서는 중소기업이 지원ㆍ혜택의 축소를 이유로 중견기업으로 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을 빗대 사용한다. 박 당선인은 지난 9일 “중견기업으로 분류돼도 중소기업에는 별도의 지원체계를 만들어 ‘피터팬 신드롬’을 막겠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에 방점을 둔 중기지원을 넘어서, 경제 주체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전봇대’와 ‘비즈니스 프렌들리’ = 반면 지난 17대 인수위에서 제시된 키워드들은 대게 ‘경제성장’과 ‘실용주의’라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방향을 함축하고 있다. 5년 후가 지난 현재까지도 종종 회자되는 이명박 당선인의 ‘전봇대’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 당선인은 인수위 간사회의에 참석, ‘전남도 대불산단 교량에 위치한 전봇대가 대형트럭이 커브를 트는데 방해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몇 달이 지나도 시정이 안된다’는 현장의 불만을 전했다.

이 당선인의 ‘전봇대’ 발언 이후 지지부진하던 전봇대 이설작업이 3일만에 진행됐고, 순식간에 ‘전봇대’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과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는 ‘경제 성장’의 숙제를 풀기 위해 인수위가 내놓은 해법이었다. 당시 인수위는 기업의 규제완화와 투자활성화를 통해 기업이 활동하기 편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효율을 중시하는 ‘중도 실용주의’라는 국정기조에 맞게 인수위 업무처리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인수위는 이 당선인의 지시로 받은 ‘특별 휴가’와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노 홀리데이((NO Holiday)’로 빡빡한 업무일정을 소화했다. 부처업무보고도 주요 업무를 우선으로 받되, 보고 시간을 최소화해 하루 4~5개 부처의 보고를 받으며 연일 강행군을 이어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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