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지희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one nation, one people)’을'을 주제로한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독립 선언서를 인용하며 국민 단합으로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자고 호소했다.
약 15분간 계속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we)'라는 단어를 60번이나 반복하며 모든 계층의 단합과 통합 그리고 소수자의 평등권을 강조했다.
또 ‘미국(America)’ 혹은 ‘미국인(American)’이라는 단어는 19차례나 강조하고 ‘국민(People)’과 ‘국가(nation)’도 10차례 이상 언급하며 애국심을 자극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취임사 사상 최초로 ‘동성애자(gay)’라는 단어를 사용해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강조한 이념은 평등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776년 작성된 독립선언서의 모든 인간의 평등을 강조한 문구를 인용하며 중산층 살리기, 성적 소수자의 권리 향상, 국제 평화와 민주주의등 자신의 국정 2기 철학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자신 앞에 놓인 국정 과제를 풀어갈 국민들의 지지와 단결을 호소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고, 개인의 자유를 지키려면 단체의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하나의 국가로, 하나의 국민으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간의 국정을 회고하며 “오랜 전쟁은 끝나가고 있고, 경제회복은 시작됐다”면서 “미국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집권 2기 국정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취임 연설에서 국정 2기의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경제위기, 기후변화,아프가니스탄 전쟁 및 중동 민주화, 건강보험개혁정책, 여성 및 동성애자 인권, 총기규제 등 현안을 언급하면서 집권 2기 통치철학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미국의 번영이 중산층에 달렸다면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세제 개혁과 교육제도 개선 등의 필요성을 역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의 핵심 공약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또 의료보험 개혁과 관련, “이 나라를 세운 세대를 돌보는 것과 미래 세대에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거부한다”면서 의료복지 지출 삭감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지속가능한 에너지자원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 험하지만 이런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주도해야 한다”고 밝혀 이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충돌을 예고했다.
국제 외교 정책에서는 "강력한 안보와 평화를 위해 영원한 전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라크 및 아프간 철군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최초로 미국에서 여성권리를 위한 최초의 회의가 열렸던 세니커폴스, 인권운동 시위가 열렸던 셀마, 동성애 인권운동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스톤 월 등을 지목하며 여성과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강조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