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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천연가스 개발 축복일까 저주의 시작일까 ?
뉴스종합| 2013-02-04 08:14
역설적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자원으로 풍요한 땅이다. 탄자니아도 예외가 아니어서 탄자나이트(보석류), 석유, 천연가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희토류 등을 부러울 정도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탄자니아 사회를 현재 들끓게 하는 자원이 바로 천연가스(이하 가스)이다.

탄자니아에는 약 60조 cf(입방피트)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8조 cf는 이미 매장량이 확인됐다. 다른 가스 생산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탄자니아 경제규모로 볼 때 큰 규모이고, 앞으로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상당량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탄자니아는 가스개발을 통한 경제발전 기대감과 앞서 자원부국이 경험한 ‘자원의 저주’ (resources curse)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우선, 가스가 원활히 발굴, 생산되고 유통되려면 유관기관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충분한 역량을 갖고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데 개선의 여지가 아직 있다. 유관기관이라고 하면, 의회, 국세청, 금융기관, 시장감시기구, 민간단체, 교육ㆍ훈련기관 등을 말하는데, 이중에서 의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의회에서 승인 통과되는 정책과 법규가 가스개발의 프레임을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발굴과 생산은 탄자니아 석유개발공사(TPDC)가 맡도록 되어있고, 가스유통은 에너지수자원관리공사(EWURA)가 맡도록 되어있는데,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정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로 도입되는 가스법은 가스발굴,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

탄자니아는 가스를 발굴, 생산하고 유통시킨다고 해서 당장,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 가스시장은 독점형태가 아닌 경쟁적 구조를 띠고 있고 (동아프리카에서는 우간다와 케냐도 가스를 국제시장에 판매), 가스 품질을 통제하기 위해 과잉생산(공급)이 억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경제가 얼마나 건재한지도 가스 수익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일 앞으로의 세계경제상황이 2008년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가스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커져 수익이 증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가스가격 하락으로 기대 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없다.

그리고 탄자니아는 가스개발을 통해 고용이 크게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는데, 고용창출의 전제는 ‘양질의 노동력’과 현지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이다. 이것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고용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가스개발 분야는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알려져 고용창출을 크게 기대해서는 않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선 탄자니아가 가스개발을 통해 앞으로 원조수혜국에서 졸업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나, 이 것에도 전제가 있다. 즉, 가스개발이 탄자니아 경제발전과 연결될 때만이 가능하다.

가스개발로 얻은 수익금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 필자는 서슴없이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만이 지속가능한 경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고, 다음세대도 위한 것이며, 탄자니아인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 모두가 그렇듯이 탄자니아도 SOC가 크게 부족하다.

탄자니아는 현재 가스자원 개발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비단, 가스뿐만 아니라 기타 광물자원과 관광자원도 경제발전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경제발전과 연결시킬 것인지, 소득분배의 최적은 무엇인지 등이 탄자니아의 고민이고, 문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원개발은 경제발전과의 연결고리가 없으면 지속가능경제와 거리가 멀게 된다. 또한, 몇몇 위정자들을 위한 경제발전이 아닌, 탄자니아인 골고루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발전이 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탄자니아 정부의 수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영규 코트라 다레살람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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