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중국 특허 이어 국제특허 준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의 표정은 싱글벙글이다. 20여년 동안 꿈꿔왔던 새로운 방식의 면도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태준 대표가 개발한 제 3의 방식은 이른바 ‘드럼날’ 면도기로 불린다. 기존에 날이 좌우로 진동하는 왕복식이나 둥근 형태로 판 형태로 회전하며 수염을 절삭하는 회전식과 달리 원통(드럼) 형태의 날이 돌아가며 절삭한다. 회전축에 ‘ㄷ’자 형태의 3개의 날을 연달아 끼우거나 원통 축에 물결형태의 날을 감는 두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드럼날 방식의 장점은 절삭력과 정숙성을 모두 잡았다는 것. 왕복식은 절삭력은 좋지만 소음과 진동이 크고 회전식은 진동과 소음이 적고 양산성이 좋지만 다소 절삭력이 떨어졌다. 드럼날은 망과 날의 밀착도는 왕복식 수준으로 유지해 절삭력은 좋으면서도 왕복운동이 아닌 회전 운동을 해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두 방식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극복하고자 수많은 밤을 고민으로 지새던 중 다듬이 방망이를 보고드럼날 방식을 떠올렸다. 실제로 나무로 된 다듬이를 칼로 깎아 틀을 만들어 보면서 “이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이후 경영에 바쁜 가운데서도 금속으로 샘플을 제작해보고 날을 만들면서 개량해나갔다.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는 새로운 발상으로 드럼날 면도기를 개발, 글로벌 브랜드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사진제공=조아스전자] |
그러나 전혀 다른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새로운 방식에 대한 확신으로 2006년에 제품 양산을 위한 테스트에 들어갔지만 절삭력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당시 제품은 원통형 축 자체를 톱니형태로 연마해 만들었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던 것.
이때 아이디어를 준 것이 아들인 오성진 부사장. 당시에는 학생이었던 오 부사장이 고민에 빠진 아버지에게 “조아스 면도기의 장점인 에칭날을 쓰면 되지 않겠냐”고 한마디 던진 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됐다. 에칭날은 금속을 특수한 비율로 혼합된 화학약품으로 부식시켜 원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에칭(etching) 기술로 만든 날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에도 쓰일 만큼 정교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 이른바 ‘등잔 밑이 어두운’ 상황이었다.
에칭날을 적용하자 충분한 절삭력이 나오고 상용화가 가능해지자 콘에어, 로터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기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조아스 전자의 최대 주문자 부착상표(OEM) 납품처기도 한 콘에어는 “주문량을 2배로 높이고 결제일을 당겨 주겠다“며 기술 매각과 조아스 전자의 자체브랜드 포기를 종용했다.
오 대표는 “처음에는 솔깃했었다“고 털어놨다. 콘에어와의 거래량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됐기 때문. 그러나 “원천 기술을 포기하면 조아스 전자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잃는다”고 판단한 오 대표는 콘에어와의 계약 회의 석상에서 계약서를 찢고 나왔다.
콘에어와의 계약이 파기되자 위기를 느낀 기술진과 관리직이 빠져나가는 위기를 겪었다. 이때 미국에서 경영을 공부하던 오성진 부사장이 중국 법인으로 호출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오 대표 스스로 직원들을 만나 드럼날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회사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현재 드럼날 방식은 미국과 한국, 중국 특허를 획득한 상황. 현재 유럽 내 3개 국 이상에서 진행 중인 특허를 획득하면 국제특허 자격이 주어진다.
오 대표는 드럼날 방식이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2년 안에 매출 100% 신장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으로 시작한 조아스전자가 기술력으로 필립스, 브라운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