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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물가상승률’ 뒤의 불편한 진실…서민품목은 3배 더 높아
뉴스종합| 2013-02-12 09:47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정부 발표로만 따지면 우리나라는 현재 최고의 ‘물가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도 과연 그럴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1월부터 3달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식료품 등 서민품목의 상승률은 평균 3%로 3배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전히 현실과 큰 격차를 보이는 정부 통계가 서민들의 삶을 더 애달프게 만들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6%, 12월 1.4%에 이어 올 1월 1.5%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1%대를 나타낸 것은 1999년 1월부터 2000년 2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 미만을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런 성적표를 한꺼풀 벗겨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서민 가계에 직결되는 품목들은 적지 않게 올랐다. 통계청이 지난 석달간(2012년11월~2013년1월)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품목별로 분석해 보면 식료품, 비주류음료, 수도 및 주거서비스, 전기 등 연료, 교통 등 서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5개 부문의 물가상승률은 11월, 12월, 1월 각각 3.05%, 2.82%, 3.09%로 평균 3%를 기록했다.

이 중 수도 및 주거서비스 부문은 석달간 평균 4.64%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기 등 연료 부문은 3.82%로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선 후 전국에서 진행된 공공요금 인상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 1월 들어 수도 및 주거서비스와 전기 등 연료 부문이 각각 5.03%, 4.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술을 제외한 비주류 음료도 평균 2.96%가 올랐고, 식료품은 2.12% 상승했으며 교통은 비교적 상승폭이 적은 1.38%를 기록했다.

세부품목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농축수산물 중 배추와 당근은 각각 232.2%, 123.1% 올랐고, 파와 양파도 91.6%, 56.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안정된 것이 1%대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입장으로 국제곡물가 변동성 확대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지만 당분간 현재의 안정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호한 대처와 식료품, 농산물의 수급안정 노력 등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현실은 외면된 채 통계만 호전 상태를 보이는 ‘착시 효과’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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