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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방화…참극으로 얼룩진 설연휴
뉴스종합| 2013-02-12 11:08
내연녀집 놀러갔던 40대
층간소음 위층형제 살해

위층에서 시끄럽게 한다
휘발유병 던지고 불붙여



설 연휴 기간에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주민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등 강력사건이 잇따랐다. 또 아내를 살해하고 3개월간 이를 숨긴 채 시신과 동거한 남편이 붙잡히기도 했다.

설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을 방문한 30대 형제는 지난 9일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과 다투다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A(45ㆍ무직) 씨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 앞 화단에서 B(33) 씨와 B 씨 동생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B 씨 형제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경찰은 도망친 A 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내연녀의 동생이 사는 이 아파트를 방문해 마침 층간소음 때문에 윗집과 다투는 모습을 보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당시 윗집은 명절을 맞아 친척들이 모여 평상시보다 북적거렸다. A 씨는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며 B 씨 형제를 불러내 흉기로 형제를 살해한 후 도망쳤다.

설인 10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3층짜리 다가구주택에서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이 주택 1층에 사는 C(49) 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2층 D(67) 씨 집에 휘발유가 든 맥주병을 던지고 불을 붙였다. 역시 층간소음 문제로 ‘시끄럽다’는 게 범행 동기였다. 불은 17분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로 D 씨 부부가 크게 다쳤고 설을 맞아 방문한 아들 내외 등 3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아내를 살해한 뒤 3개월 동안 집안에 방치한 40대 남편의 엽기적 범행이 명절을 맞아 방문한 처가 식구에 의해 드러났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방치한 E(44)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E 씨는 지난해 11월 22일 강원 춘천시 후평동 아파트 자택에서 막걸리를 마시다 “벌어오는 돈도 없이 매일 술만 마시냐”는 아내(53)의 핀잔을 듣고 격분해 아내를 살해했다.

경찰조사 결과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E 씨는 지난해 7월 허리를 다쳐 실직한 후 아내와 자주 다툰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범행 후 E 씨는 아내 시신 위에 이불만 덮어둔 채 시신 옆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는 등 태연하게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E 씨의 범행은 설 인사차 E 씨의 집을 방문한 처남에 의해 발각됐다.

또 설 명절을 맞아 친척집을 방문했던 10대 청소년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도 있었다. 9일 오후 10시24분께 전남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 백야대교 입구에서 F(19) 군이 운전하던 차량이 도로 옆 콘크리트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에 동승한 F 군의 사촌 여동생 G(15) 양이 숨지고 또 다른 사촌 3명과 남자 후배(17) 등 5명이 부상을 입었다. F 군은 설을 맞아 집을 방문한 사촌 등을 차량에 태우고 야경을 구경시켜주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에는 설 연휴를 맞아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20대 여성이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께 부산시 동구 범일동 H(52) 씨 집에서 H 씨의 딸(25)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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