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청문회 낙마…갖가지 이유
재산 증식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결국 자진 하차하거나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2002년(노무현 정부) 장상 총리 후보자가 대표적인 예다. 장 후보자는 우리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 후보로 발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세 차례 위장전입과 투기 의혹, 자녀의 이중국적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졌다. “모든 것은 시어머니가 한 것”이라는 해명은 더 큰 비난을 불러왔다.
현 정부 들어 이 같은 개인 관련 의혹으로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만족해야 했던 이들도 상당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후보였던 이춘호(여성부 장관) 씨, 남주홍(통일부 장관) 씨, 박은경(환경부 장관) 씨는 부동산 문제 및 자녀들의 이중국적 논란에 자진 사퇴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청문회의 벽에 걸려 고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수립에 1등 공신이었던 김종필 전 총리는 소위 ‘DJP 연합’을 권력 나눠먹기로 규정한 당시 야당의 거센 반대에 가로막혀 무려 167일 동안 ‘서리’ 신세를 면치 못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던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도 정치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윤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의 자문 교수 출신으로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점이 문제가 됐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청와대가 전 후보자의 헌법재판소장 임기 6년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사직서를 받은 게 문제였다. 야권은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물을 앉히기 위해 꼼수까지 동원했다며 비판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