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건전성 확보 부합
신협 등 작년보다 낮게 책정
“지역사회 배당 중요성 무시”
일부선 불만 목소리 나오기도
금융당국이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금융사들에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 가운데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신협) 등 상호금융권이 전년보다 출자금 배당이율을 줄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등은 각 조합들에 정기예탁금 금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배당율을 맞추라고 지도하는 상황이다.
14일 상호금융업계에 따르면 독립법인인 각 조합들은 지난 1월부터 이번달까지 ‘배당시즌’을 맞아 정기총회를 열고 출자금 배당이율을 확정짓고 있다. 저금리ㆍ저성장에 따른 수익성 악화, 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 등 내외부적 요소로 인해 조합들의 배당율은 전년보다 대체로 낮게 책정되는 추세다.
경기도 안산시에 5개 지점을 운영중인 A신협은 지난 3년간 7%이상 고배당을 해왔지만 올해는 5.5%로 배당율을 낮췄다. 지난해에도 전년 못지 않은 이익을 냈지만 고배당보다 건전선 강화를 강조하는 신협중앙회의 지시를 따랐다.
A 신협 관계자는 “당국의 지도지침 등을 고려해 4%선으로 맞추자는 의견과 수익에 비례해 6%선으로 하자는 의견이 충돌해 타협을 봤다”고 설명했다. 시중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3년 동안 높은 배당을 실시하자 출자금이 급속히 증가한 것도 부담이 됐다. 지난해 이 신협의 출자금은 전년보다 33% 이상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의 B신협도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전년 5.04%였던 배당율을 올해 4.02%로 낮췄다. 수익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데다 연 3.4~3.6%수준인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한 데 따른 것이다.
경상북도의 C새마을금고도 전년 5% 배당을 했지만 올해 3.8%로 낮췄다. 경상북도 내 새마을금고들은 협의회 차원에서 배당율을 4% 밑으로 책정하기로 합의했다.
C새마을 금고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앙회 등 상급기관에서 배당율과 관련한 지침이 딱히 없었는데 올해부터 내려오더라”며 “정기예탁금리가 3.3%이니 배당률을 3.8~4%내외로 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배당율의 마지노선을 정기예금금리 선인 3%중반대로 지도하고 있다”며 “아직 평균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년보다는 저조한 정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연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에 대한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호금융권도 당국의 뜻을 거스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획일적인 건전성 잣대를 들이대는 당국의 지침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에 의해 구성ㆍ경영되는 조합에서 배당의 중요성을 무시한다는 지적이다.
신협의 한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금융업무 뿐 아니라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이익을 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배당은 물론 내부유보금, 대손충당금 등에 관해서도 은행권과 같은 잣대로 재단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