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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폰 내놓는 삼성, 흑백만 고집하는 애플.. 과연 승자는?
뉴스종합| 2013-02-16 11:04
최근 삼성전자 대만 사이트에 갤럭시 노트2 핑크 모델이 등장했다.

전작인 갤럭시 노트나 갤럭시S3 핑크 제품이 한국 중심으로 출시됐던 것과 달리 대만에서 먼저 갤럭시 노트2 핑크 모델이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다. 정확한 명칭은 ‘마젠타 핑크’로 앞서 출시된 ‘마샨 핑크’와 차별화했다.

스마트폰 혁명은 과연 끝났는가? 끝난 게 아니다. 네모난 모양의 이 똑똑한 디바이스에 대한 기대감은 휘어지거나 입는 식의 또다른 혁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좀더 미래에 벌어질 일이라며 경쟁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국내 업체들은 무채색이 당연시되는 풍조를 조롱하듯 컬러 혁명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마젠타 핑크는 대표적인 ‘캔디 컬러’로 꼽힌다. 사탕에서 볼 수 있는 원색조의 선명한 색상 중 하나로 활력이 넘친다고 해서 ‘비비드(vivid) 컬러’라고도 불리며 주로 의류나 액세서리 분야에서 사용된다. 실제 2009년 마젠타 핑크를 강조한 반스의 하이탑 스니커즈는 국내판매량 최상위권 신발로 기록됐다.

갤럭시 노트2 핑크

삼성전자는 이처럼 패션 업계에서 쓰던 색을 과감히 갤럭시 노트2에 도입했다. 목표 소비층은 여성으로 마샨 핑크와 같지만 한국에 국한됐던 시장을 중화권과 동남아권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가 추구했던 핑크 마케팅이 범아시아권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연 애플은 여전히 검은색과 흰색 두가지 색상만 고수하고 있다. 오는 5월 전후로 핑크ㆍ옐로ㆍ블루 등의 아이폰5S가 나온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애플은 이에 대한 입장을 함구하고 있다.

이 틈을 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과거 피처폰 시절 펼쳤던 컬러 마케팅을 스마트폰에 다시 적용하며 애플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컬러 이노베이션’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7년 출시 한달 만에 10만대를 넘긴 컬러재킷폰을 시작으로 24가지 색상의 ‘고아라폰’, 형광색 ‘코비폰’을 잇따라 선보인 적 있다. LG전자는 2007년 업계 최초로 14가지 각기 다른 색상을 입힌 ‘컬러홀릭’을 출시하며 컬러폰 트렌드를 주도한 바 있다.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스마트폰 색상을 정하는 변수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스마트폰에서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소재가 주는 감성이 색상 선정 최대 관건이 됐다. 

갤럭시S3 가넷 레드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발표하면서 강조한 콘셉트는 ‘자연의 컬러와 질감에 유선형의 인체 공학적 디자인’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3는 페블(조약돌) 블루, 마블(대리석) 화이트, 사파이어(청옥) 블랙, 가넷(석류석) 레드, 마샨(화성) 핑크 등의 색상으로 출시됐다.

LG전자는 옵티머스 G 후면에 적용된 크리스털 공법(시각과 빛의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효과)에 부합하는 색상으로 정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코도반 레드다. 코도반은 색감과 광택에서 최고급 말 가죽을 가리킨다. 코도반 레드는 올해 패션업계서도 지목한 컬러로 명품 구두ㆍ가방, 가구, 자동차 등에서도 인기 색상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색상은 통신사업자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도구로도 활용된다. 지난달 SK텔레콤은 갤럭시S3 가넷 레드를 단독 출시했다. 가넷 레드가 SK그룹 로고 및 T로고의 오렌지와 레드 색상과 잘 어울려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앞으로도 붉은 계열의 색을 전용 색상으로 지속 활용키로 했다.

반대로 특정 통신사를 지나치게 연상시키면 경계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AT&T 블루’, ‘스프린트 옐로’ 등이다. 미국 통신사 AT&T와 스프린트의 로고는 각각 파란색, 노란색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특정 통신사 상징색이면 다른 통신사를 통해 출시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AT&T와 스프린트를 통해 붉은 계열 스마트폰을 파는 것도 금기사항 중 하나다.

여러 색상을 일시에 내놓기보다는 최초 발표 시기와 시간차를 두는 것도 주된 전략이다. 갤럭시 노트2의 경우 앰버 브라운과 루비 와인은 첫 공개 5개월 뒤에 출시됐다. 옵티머스 G 코도반 레드도 첫 발표 4개월 후에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정 공백을 두고 특정 색상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를 환기시키고 신제품 출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옵티머스 G 코도반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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