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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박근혜 인사’..."너무 늦다" 비판 의식한듯
뉴스종합| 2013-02-18 10:32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청와대 비서진을 포함한 4차 인선을 단행했다. 전날 국무위원 11명 내정자를 발표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인선발표가 이어진 것이다. 이같은 박 당선인의 ‘인사 몰아치기’는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난항을 거듭하는데다 차기 정부의 지각 출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박 당선인이 청와대 인선을 앞당기면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은 청와대 인선이 당초 예측했던 18일 오후나 19일보다 앞당겨 오전 10시에 발표되는 것을 두고 정국에 대한 고려가 상당히 감안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현재 정국상황만 봐서는 정상출범이 어려울 수 있고 듯무총리 등 잇단 국무위원들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여론이 나빠진 점도 이번 발표를 앞당긴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초 비서실장 인선 난항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물난’이 꼽혔다. 최근 여권에는 정무 감각과 정책 능력을 겸비한 친박(친박근혜)계의 3선급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서실장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당사자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당선인이 취임을 일주일 남기고도 청와대 인선을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점도 이번 발표를 앞당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치전문가들은 “대통령제 국가는 대선이 끝나면 바로 비서실장부터 결정한 뒤 비서실장과 함께 인사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청와대 인선을 가장 마지막에 하는 이유로 인수위 업무 마무리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올바른 순서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또한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난항을 거듭하는 점도 이번 발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오후 본회의가 예정된 이날까지도 여야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팽팽한 의견 대치를 벌이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한파, 북핵 위협 여러가지 어려운 경제상황, 국제정서 볼 때 새 정부 출범함과 동시와 국정에 곧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당선인이) 민주당에 대해서는 정말 귀담아듣지도 않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합의도 안 되고 법도 통과되지 않았는데 아무 법적 근거도 없는 장관들을 발표했다. 박 당선인이 국회의원도 오래하셨던 분이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어떻게 함께 국정을 운영해갈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박 당선인이 조직개편안의 원안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전략도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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