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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美사모펀드에 지분매각 추진
뉴스종합| 2013-02-26 11:54
블록딜 방식 지분 10% 매각 준비
투자 아닌 가족 간 지분정리 목적

매수후보자측 추가지분참여 요구
사측 최종 조율 작업 귀추 주목



중견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가 지분 10%가량을 블록딜(Block Dealㆍ주식대량매매) 방식으로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금액은 시가 기준 245억원 규모지만, 인수 후보자 측에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한 추가 지분 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투자 유치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2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2대 주주인 곽노섭 씨가 보유한 지분 10.92%(277만7912주)에 대한 매각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 주체로는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과 사모펀드인 오크트리캐피털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2012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 34.9%, 유동비율 243.9% 등 재무구조가 매우 안정적인 기업이다. 최근 4년간 연평균 현금배당성향도 28%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대규모 지분 매각의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들지만 한미반도체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를 살펴보면 궁금증은 풀린다.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14인의 보유 지분이 60.15%로 높은 편이다. 보유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중인 2대주주인 곽노섭 씨는 곽동신 대표의 숙부로, 곽 대표의 아버지인 곽노권 전 대표와 한미반도체를 공동 창업했다. 현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신규 투자 등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가족 간 지분 정리 목적이라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2대주주의 지분에 대해 국내외 여러 곳에서 매각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나 아직 뚜렷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매수 후보자 측에서 한미반도체 경영진에 기존 지분 매각뿐만 아니라 CBㆍBW 발행을 통한 추가 지분 참여와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고 있어 회사 측이 내부적으로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1980년 한미금형으로 설립된 이래 30년 넘게 보수적인 경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성장성을 높여 투자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미국계 자본의 요구를 회사 측이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칩 절단 및 적재장비 세계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알짜 기업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관련 장비 매출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과는 별개로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0%가 넘는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유통물량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 효과도 일부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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