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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쇼크’ 한국 프로농구 최대 위기..kbl 긴급 이사회
엔터테인먼트| 2013-03-08 09:59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강동희 쇼크’가 강타한 프로농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47) 원주 동부 감독이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뒤 8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의 소환을 받은 강 감독은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7일 오후 2시 의정부지검에 출두해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12시간 가까이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뒤 8일 오전 1시50분께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구속된 브로커 최씨의 진술과 금전이 오고간 정황을 확보했다며 강 감독의 승부조작 여부를 추궁했으나 강 감독은 완강히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감독은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최씨와 금전이 오고갔던 사이임은 밝혔으나, 이번에 최씨가 밝힌 승부조작 댓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앞서간 내용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측은 현재의 증거와 최씨의 진술로 혐의입증을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OSEN


하지만 일부에서는 강 감독의 혐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강 감독이 최씨가 승부조작을 제안하고 다니는 브로커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이전에 받았거나 선수단에 회식을 제공했던 돈을 되돌려주었다는 말도 들린다. 강 감독의 오랜 지인들은 금전이 오간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는데도 강 감독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승부조작 혐의를 벗기 위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승부조작에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 정확한 사실은 강 감독과 브로커 최씨만이 알고 있겠지만 강 감독을 지목한 최씨와, 극구 부인하는 강 감독 사이에는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진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든, 아니든 한국 프로농구는 치명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직 감독이 검찰소환을 받은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오전 10개구단 단장들을 불러 긴급 이사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사태에 앞서 ‘져주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농구팬들의 지탄을 받던 터라 향후 프로농구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제도적인 장치에 앞서 농구인들 스스로도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한 수준의 도덕성을 지켜야한다는 의식이 절실하다. 운동 이외의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은 운동선수들은 지인이나, 지인을 통해 알게된 사람과의 인연에 쉽게 매몰된다. 하지만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라면 가차없이 차단하는 것이 옳다. KBL도 감독이나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승부조작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프로농구 뿐 아니라 축구 야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는 모두 한 차례 이상 승부조작에 휘말려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유독 선후배간의 관계가 밀착된 한국스포츠의 특성상 선수출신 브로커들이 경기장이나 선수단을 기웃거리며 악의 손길을 뻗쳐오고 있다. 물론 선수와 감독 코치 등 지도자들이 절대 이런 유혹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선행되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차원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나 사행심을 조장하는 스포츠도박를 발본색원해야한다. 양성화된 스포츠베팅보다 훨씬 배당이 큰 불법사이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브로커가 경기장을 내집 드나들듯하며 마수를 뻗치고 있는 것이다.

불법 베팅 조직은 4대 스포츠 출신 선수들을 망라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프로스포츠 전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긴 싸움이 될 것이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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