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학생운동단체인 ‘청춘의 지성 한양지부(청지)’는 이 대표를 연사로 섭외해 지난 12일 학교에서 강연을 열 계획이었지만 일부 학생들이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이정희 대표 강연을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거세가 반발하자, 이날 강연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그러나 강연계획에 반대한 학생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학생들은 강연 홍보포스터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를 구글링(googling)하는 방법으로 한 여성의 신상을 털고 인신 공격에 나섰다.
이 전화번호의 주인은 한양대 졸업생 A(32ㆍ여) 씨로 이번 이 대표 초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한양대 학생들은 A 씨를 ‘이정희 소환녀’로 지칭하며 그의 사진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무차별적으로 퍼나르고 있다. 또 그가 ‘H외국어고등학교 출신이다. 한양대 무슨 과를 언제 졸업했다’ 등 세세한 개인정보도 유포하고 있다. 한양대 휴학생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우익성향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A 씨 신상을 털어보니 200X년 졸업한 노땅이다. 종북 좌빨 악질 중 악질이다. XX년이다”고 비방했다. 이 글에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A 씨에 대해 온갖 욕설을 쏟아냈고 ‘못 생겼다’ 등 외모비방 글도 다수였다.
실제 13일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간 조회수 1위는 ‘한양대 이정희 소환녀와 그 세력들 현 근황’이라는 게시글이다. 이 글에는 A 씨가 페이스북에 쓴 글, 한 학생이 ‘이 대표를 한양대에 왜 초청해야 하는가’에 대해 A 씨와 대화한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온라인 마녀사냥은 최근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탤런트 박시후(35) 씨를 고소한 A 양 등 최근 ‘○○녀’ 사건을 보면 누리꾼이 타인의 개인정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유포하고 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폭력행위를 할 수 있다. 컴퓨터 자판 몇 번 누르면 가능해 사이버폭력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마녀사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법 집행과 함께 윤리교육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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