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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기자는 속기사?
뉴스종합| 2013-03-19 11:20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무려 13개의 주문을 쏟아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박 대통령의 ‘워딩’을 브리핑하는 데에만 꼬박 20여분이 걸렸다. 글자수로는 5000자가 넘는 분량이다. 100자 원고지 매수로는 28매가량 된다. 박 대통령이 1시간 넘게 열린 회의 내내 쉼 없이 ‘말씀’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주문도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세세하다. 구미 불산사고 등 최근 계속되고 있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선 “안전사고에는 패턴이 있다. 따지고 보면 안전수칙만 지켜도 상당히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있다”며 “안전 수칙을 안지켜도 벌칙이 없다면 해이해지고 안전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안지키면 벌칙도 있음을 주지 시켜달라”고 주문했다.

민원 피드백 구조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민원카드를 작성해서 청와대는 물론 각 정부부처가 그것을 끝까지 해결해주고 국민이 피부에 와닿도록 느낄 수 있을때까지 노력해주고 우리 정부가 국민 한사람 한사람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절감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박 대통령이 주문하시는 것을 보면 상당히 꼼꼼하고 세세하다”며 “수석이나 비서관들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다”고 말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예전에 보고했던 것들은 종종 놓치기 쉬운데 박 대통령께선 며칠 뒤에 또 다시 보고했던 문제의 진행상황을 체크하신다”며 “복습하지 않으면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참모진에서 올리는 보고서의 경우 토시하나 빠뜨리지 않고 꼼꼼히 숙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외교사절을 만날 때에도 당사자에 대한 것은 물론 그 나라에 관련된 것들을 세심하게 챙긴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선 새벽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기상해 참모진이 올린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으신다”며 “이렇다 보니 참모들의 일의 강도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 대통령은 최근 수석들에게 “좀 쉬시면서 하시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정신없이 일에 파묻혀야 하는 수석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라고 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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